앵커
한국과 미국이 극적인 관세협상 타결과 함께 정상회담을 갖기로 하면서 일정 조율에 들어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관계가 훌륭하다'며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미국 내 경제 상황은 썩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자리가 오히려 감소하는 등 마구잡이 관세의 후폭풍 조짐이 나타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통계가 조작됐을 거라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워싱턴에서 김정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 버지니아주 대형 쇼핑몰에 있는 한국식 핫도그 가게.
창고에는 한국산 반죽 재료부터 외국에서 들여온 식자재가 가득 차 있습니다.
[조슬린/쇼핑몰 음식점 직원]
"멕시코에서 수입한 거예요. 이건 한국 아이스크림 재료이고, 이거는 대만 제품일 거예요."
젓가락, 심지어 냅킨까지 도매가격 인상은 서비스업에 직격탄이 됐습니다.
[마이클 킴/식당 운영]
"2~3개월 내에 (가격이) 급격히 많이 오르는 바람에 주변에 많은 분들이 매니저도 줄이고 직원분들도 반 이상 줄여 나가면서‥"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 수는 예상치에 훨씬 못 미치는 7만 3천 개 증가에 그쳤습니다.
실업률은 4.1%에서 4.2%로 소폭 올랐습니다.
굴뚝산업을 되살리겠다고 했지만 제조업 일자리는 7월 들어 1만 1천 개가 줄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기존에 발표했던 고용 통계가 뒤늦게 대폭 하향 조정됐다는 점입니다.
5, 6월 고용 통계를 다시 살펴보니 실제로는 일자리 증가가 발표보다 25만 8천 개가 적었다고 노동부는 분석했습니다.
안정적이었던 것처럼 보였던 고용 시장에 사실은 한파가 몰아치고 있었습니다.
[마크 햄릭/경제 분석가]
"관세가 실제로 고용주들이 채용을 멈추도록 만드는 요인일까요? 최근 몇 달간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현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전임 바이든 대통령 때 임명된 노동통계국장을 전격 해임하는 식으로 대응했습니다.
마구잡이 관세의 후폭풍인 고용 불안을 음모론으로 몰아가는 모습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나는 오랫동안 수치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왔습니다. 나는 이번 수치가 선거 전에 그랬던 것처럼 조작된 것이라고 믿습니다."
경제가 대호황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관세 전쟁이 드리운 불황의 그늘이 생활 저변을 뒤덮기 시작했다는 불길한 전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김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