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가 진행되면서, 65살 이상 치매 환자가 가진 재산, 이른바 치매 머니의 규모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180조 원으로 추산되고, 2050년엔 500조 원에 가까울 정도로 늘어 국내총생산의 15%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치매 환자의 재산은 사기 같은 범죄의 표적이 되기가 쉬운데요. 이걸 막기 위해 정부가 공공 신탁으로 치매 머니를 관리하는 방안을 내놓고, 내일(22일) 시범 사업을 시작합니다. 송금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수십 년간 가게를 운영하며 셈에 밝던 남편, 은행 업무도 도맡았지만 5년 전 치매가 찾아오면서 아내의 일이 됐습니다.
[천효숙/치매 환자 보호자 : "세입자 돈 보증금을 빼주러 본인이 찾으러 간다고 그래요. 간 사람이 몇 시간이 돼도 집에 못 찾아오는 거예요."]
이처럼 재산 관리에 도움이 필요한 치매 환자가 국민연금공단에 관리를 위탁하는 시범 사업이 내일부터 시작됩니다.
현금과 채권, 주택연금 등의 현금성 자산을 최대 10억 원까지 맡길 수 있습니다.
환자 본인이나 보호자인 가족이 공단에 신청하면, 공단은 상담을 통해 개인별 재정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른 신탁 계약을 맺습니다.
생활비와 요양비, 용돈 등 정기적으로 나가는 지출을 관리하는데, 만약 계획에 없던 돈을 쓸 일이 생기거나, 계약을 중도 해지하려 할 때는 '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공단은 1년에 최소 두 번, 재산 관리를 위탁한 치매 환자를 직접 방문해 지출이 적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도 점검할 방침입니다.
[은성호/보건복지부 인구사회서비스정책실장/지난 2월 : "무료가 원칙이지만, 고액 자산가라면 실비 수준의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시범 사업은 기초연금 수급자를 중심으로, 750명 규모로 우선 실시됩니다.
정부는 시범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미비점을 보완하고, 오는 2028년 전국적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