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날아온 화물차 바퀴가 시외버스를 덮쳐 운전기사가 숨진 사고, 전해드렸는데요.
알고 보니 절체절명의 순간, 버스를 안전하게 멈춰 세운 건 한 남성 승객의 용기 있는 행동이었습니다.
또 다른 승객은 기사를 살리기 위해 10분 넘게 심폐소생술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김민성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속도로를 달리는 시외버스 한 대.
건너편 차로에서 검은색 물체 하나가 튀어 오릅니다.
가드레일을 타고 넘어오더니 그대로 버스로 달려듭니다.
화물차에서 튕겨 나온 바퀴 두 개 중 하나가 운전석을 덮친 겁니다.
이후 버스는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휘청이다가, 가까스로 갓길에 정차했습니다.
유리창이 박살 나고 구조물이 부서질 정도로 충격이 컸지만, 버스는 안전하게 멈춰 섰습니다.
사고 직후 버스 안 대처가 빛을 발했기 때문입니다.
50대 운전기사가 바퀴에 맞아 정신을 잃은 사이, 조수석 쪽 4열에 앉아 있던 버스 승객 문도균 씨가 운전석 쪽으로 달려갔습니다.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제동 페달을 밟아 차량을 멈춰 세웠습니다.
[문도균 / 사고 버스 승객 : 그때 저는 자고 있었거든요. 펑 터지는 소리가 들려서 깼는데 일단은 빨리 버스를 세워야겠다고 생각을 해서 브레이크 누르면서 핸들 오른쪽으로 꺾으면서….]
또 다른 승객 구영찬 씨는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10분 넘게 운전기사에게 심폐소생술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구영찬 / 사고 버스 승객 : 앞에 (구급대원과) 통화하고 계셨던 여성 승객분은 (CPR) 시도를 못 하겠다고 하셔서 제가 시도하게 됐습니다. 안 하고 나와서 돌아가셨다고 듣는 것보다는 그래도 그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안타깝게도 버스 운전기사가 숨졌지만, 위험천만한 상황에서도 용감한 버스 승객들이 더 큰 2차 참사를 막은 겁니다.
당시 사고 버스에는 기사를 포함해 모두 8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화물차 기사는 경찰 조사에서 '바퀴가 빠진 건 알았지만, 버스 사고는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빠진 바퀴 두 개를 모두 회수해 화물차 정비 소홀 여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