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개인정보 유출사태가 발생하기 전, 쿠팡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적된 문제는 과로사와 산업재해였습니다.
사고가 발생할 때면 쿠팡의 대응은 대부분 논란이 됐고, 계속 사고는 반복됐는데, 이러한 사고 발생 시 쿠팡이 대응하는 방법이 담긴 문건이 확인됐습니다.
작업 중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도록 하고, 네트워킹을 가동하고, 언론을 압박하는 내용 등이 조목조목 담겨있었는데요.
MBC와 한겨레, 뉴스타파 공동취재, 박진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개처럼 뛰고 있다."
지난해 5월 과로사한 쿠팡 새벽 배송 노동자 정슬기 씨.
그런데, 유족이 쿠팡 대리점으로부터 처음 들은 말은 사과나 위로 대신 회유였습니다.
[정금석/고 정슬기 씨 아버지 (작년 7월)]
"쿠팡의 대리점주는 우리 아들의 경우 산재 보험을 받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합의를 회유하고 산재 신청을 방해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이게 대리점주 개인의 일탈인지, 아니면 쿠팡의 대응 지침인 건지, 그 답은 내부 문건에서 드러납니다.
MBC가 확보한 쿠팡의 대외비 문건.
정식 문서 번호까지 달렸습니다.
사건이 발생하면 119 신고를 한 뒤 곧바로 현장 통제와 정보 수집에 나서도록 합니다.
현장관리자는 1시간 이내 '사건내역(FFS)'을 작성해 쿠팡 위기관리팀에 보고해야 합니다.
사측의 이 첫 기록이 노동부 조사와 산재 판단의 자료로 제공됩니다.
[권동희/산재 전문 노무사]
"초기에 이 노동자가 어떻게 하다가 어디에서 쓰러졌는지에 대한 진술이 되게 중요한데, 그 진술을 처음에 하는 사람들은 회사죠."
가장 신경 쓰는 건 노동부 대응입니다.
"작업 중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도록 노력" 하라면서, 노동부 출신 전관 등 'Net Working을 가동'하라는 지시까지 꼼꼼히 덧붙였습니다.
[쿠팡 전 임원 (음성변조)]
"여기 노동청 출신들 위주로 된 스페셜 조직이 하나 있는 걸로… 실제로도 그렇게 해서 고용노동부도 잘 막아왔던 거죠."
언론과 국회에 대한 대응은 더 직접적입니다.
"왜곡 보도 시 강력 대응할 것임을 각인시킨다."
강력 대응에는 '마케팅, 행사 보류'가 병기됐는데, 광고와 협찬을 빌미로 언론사를 압박하겠다는 걸로 보입니다.
"국회·환노위 의원실에 신속 소명해 확산을 조기 방어”하라는 지침도 적혀있습니다.
[정혜경/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
"저희 의원실에서 (쿠팡) 사망 사고 기사가 나잖아요. 이렇게 하면 쿠팡이 제일 먼저 달려옵니다."
쿠팡 측은 "해당 문건은 공식적으로 승인된 문서가 아니며, 동일한 문서 번호의 다른 규정이 존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MBC뉴스 박진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