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코리안 좀비' 정찬성과 '선더' 오카미 유신, '스턴건' 김동현도 밟지 못한 미지의 땅을 미얀마 파이터가 최초로 등정했다.
조슈아 반(24, 미얀마·미국)이 UFC에서 아시아 출신 첫 남성 챔피언에 이름을 올렸다.
반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323 코메인이벤트에서 알렉산드레 판토자(34, 브라질)에게 1라운드 26초 팔 부상에 의한 TKO승을 거뒀다.
플라이급 챔피언벨트를 놓고 주먹을 맞댄 경기에서 타이틀 5차 방어를 꾀하던 판토자를 누르고 왕좌에 올랐다.
잔에 담은 술이 식기도 전에 타이틀전이 끝났다. 브라질 챔피언은 거침없었다.
글러브 터치를 하자마자 강력한 로 킥으로 포문을 연 뒤 원투 스트레이트를 뻗었다.
탐색전을 생략했다. 1라운드 초반부터 난전이었다.
옥타곤 온도가 끌어오르려는 찰나, 22초께 판토자가 오른발 하이킥을 반 안면에 던졌다.
도전자는 킥 캐치 후 반격을 시도했다. 판토자가 황급히 발을 빼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었다.
왼팔로 팔각링 바닥을 짚고 맞대응을 이어 가려는데 통증이 몰려왔다. 왼 팔꿈치에 체중이 실리면서 관절이 꺾였다.
판토자는 누운 상태에서 고개를 미세하게 저었다. 경기를 중단해달란 신호였다.
반이 파운딩을 들어가려는 순간 허브 딘 주심이 다급히 둘 사이에 몸을 집어넣었다.
26초 만에 플라이급 타이틀전이 다소 허망하게 막을 내렸다.
▲ 조슈아 반은 아시아 국적 최초의 UFC 남자 챔피언에 등극했다. 단체가 출범한 지 32년 만에 정상 문호가 아시아 남성에게도 열렸다.
운도 불운도 실력이다. 반은 이날 승리로 아시아 국적 최초의 UFC 남자 챔피언에 등극했다.
단체가 출범한 지 32년 만에 정상 문호가 아시아 남성에게도 열렸다.
반 이전까지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최초이자 유일한 UFC 타이틀전을 치른 아시아 파이터였다.
코좀은 통산 2차례 타이틀 샷을 받았는데 2013년 8월 UFC 163에선 조제 알도, 2022년 4월 UFC 273에서는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에게 모두 펀치 TKO로 졌다.
아시아 파이터 UFC 최다승 주인공인 오카미 유신(일본·14승)과 이 부문 2위 김동현(한국·13승)은 각각 미들급과 웰터급에서 선명한 발자취를 남겼지만 타이틀 매치엔 나서지 못했다.
▲ 아시아 파이터 UFC 최다승 주인공인 오카미 유신(왼쪽·14승)과 이 부문 2위 김동현(13승)은 각각 미들급과 웰터급에서 선명한 발자취를 남겼지만 타이틀 매치엔 나서지 못했다. ⓒ 오카미 유신 SNS
미얀마 하카에서 태어난 반은 12살 때 미국 휴스턴으로 이주해 현재까지 미얀마계 미국인으로 살고 있다.
다양한 기록이 따라붙었다. 2001년 10월생인 반은 UFC 사상 첫 21세기에 태어난 챔프에도 이름을 새겼다.
아울러 만 24세57일로 존 존스(미국)에 이어 UFC 역대 두 번째로 어린 챔피언 영예도 거머쥐었다.
19살 때 종합격투기에 입문해 불과 5년 만에 세계 정상에 오른 '초고속 승진'이다.
반은 대어를 낚고 6연승을 완성했다. 총 전적은 16승 2패.
옥타곤 전적은 9승 1패로 쌓았다.
반은 링 인터뷰에서 "이제 세상은 나와 미얀마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부상 덫에 채인 전직 챔피언을 향해서도 예우를 갖췄다. "판토자는 역대 최고 파이터 중 한 명"이라면서 "이런 식으로 끝나길 원치 않았다. UFC가 (이른 시일 안에 재경기 발표 등)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조속한 리턴 매치를 열망했다.
화끈한 파이팅스타일과 책임감 있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판토자는 재기를 다짐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코로나19 때 더 힘든 일도 겪어봤다.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라면서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몸 상태였다. 1라운드 안에 반을 끝낼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하나 사고가 일어나버렸다"며 뜻대로 풀리지 않는 삶의 기본성에 입각해 타이틀전을 복기했다.
"난 일생을 하드워커로 살아온 사람이다. 정말 열심히 살았다. 이번에도 다시 일어나겠다. 열심히 훈련해 챔피언벨트를 되찾고 집에 가져다 놓을 것"이라며 정상 탈환 의지를 불태웠다.
▲ 화끈한 파이팅스타일과 책임감 있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알렉산드레 판토자는 재기를 다짐했다.
기사 본문 중 '운도 실력이다'..
도장에서는 넘어질때 팔을 집지말라고 가르키지만
실제 경기에서 그렇게 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