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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때 더 다정한 쪽이 덜 사랑한 사람이다.
그 사실을 잘 알기에 나는
더 다정한 척을, 척을, 척을 했다.
더 다정한 척을 세 번도 넘게 했다.
안녕 잘 가요. 안녕 잘 가요.
그 이상은 말할 수 없는 말들일 뿐.
그래봤자 결국 후두둑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일 뿐.
이제니 / 후두둑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일 뿐
사랑으로 일어나는 싸움에서
늘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는 이는
잘못을 저지른 쪽이 아니라 더 많이 그리워한 쪽이다.
견디지 못하고 먼저 말하고 마는 것이다.
그래야 다시 또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으니까.
느낌의 공동체 / 신형철
이별에 승자와 패자가 존재한다면
승자는 빨리 잊는 사람일 것이다.
내 인생에 누가 살았는지 기억조차 안 날 정도로
깨끗이 지운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이별은 숨바꼭질 같은 것이다.
한쪽이 꼭꼭 숨으면
다른 한쪽이 술래가 되어 숨은 아이를 찾는다.
숨는 사람은 이별에 미련이 없는 사람이고
찾는 사람은 이별에 미련이 남은 사람일 것이다.
술래는 이별이 끝날 때까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그 사람을 찾아야 하니까.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릴 때
혹시 맞은편에 그 사람이 서 있지는 않을까,
지하철을 탈 때 그 사람이 자주 타던 노선이면
혹시 그 사람도 이 지하철을 타고 있지는 않을까.
함께 가던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혹시 그 사람도이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오지는 않을까.
흔한 일상 속에서 숨바꼭질은 계속된다.
매일 숨바꼭질을 하다 보면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경우도 있다.
그 사람과 닮은 뒷모습이 눈에 들어올 때면
고통스러울 정도로 심장이 뛴다.
쿵,쾅,쿵,쾅.
‘걸음을 재촉해서 얼굴을 확인해 볼까?
아니야. 그러다 정말 그 사람이면 어쩌려고.
그래도 이번에 놓치면 다시는 못 볼지도 모르는데....’
이미 머릿속에서는
슬픈 음악이 깔린 드라마 한 편이 제작되고 있는 상태.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술래가 더 힘들다는 것이다.
숨는 사람은 숨기만 하면 되지만
술래는 온갖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왜 이렇게 꼭꼭 숨었는지 원망스럽다가도
숨다가 혹시 다치지는 않았는지 걱정스럽다.
빨리 그 사람을 찾고 싶다가도
영영 못 찾았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그러다 허공을 헤집고 다니는 내가
그저 안쓰럽게 느껴진다.
이별은 시간이 지나야 끝나는 게 아니다.
술래가 ‘못 찾겠다 꾀꼬리’를 외치는 순간
비로소 끝나는 것이다.
그때가 마음속에 있는 미련이 사라지고
더 이상 숨바꼭질을 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다.
그리고 깨닫는다.
애초에 숨은 사람은 없었다는 것을.
나 혼자 숨기고, 나 혼자 찾고 있었다는 것을.
참 허무하고 기나긴 숨바꼭질이었다는 것을.
이 숨바꼭질에서 승자는
술래가 못 찾도록 멀리 도망간 사람도 아니고,
꽁꽁 숨은 이를 빨리 찾는 사람도 아니었다.
빨리 잊는 사람이 승자였다.
찾는 사람이 있다는 것조차, 숨은 사람이 있다는 것조차
다 잊어버리고 사는 사람이 이별의 승자였다.
그래서 나는 이별에서 졌다
조유미 /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중에서
바람이 스치고, 공기는 아직도 너의 온도를 기억한다.
낮게 깔린 햇살이 흩어지는 그 자리에,
나는 한참이나 서 있었다.
헤어짐은 언제나 그렇게 늦게 온다.
입으로는 이미 수십 번의 안녕을 말했지만,
마음은 단 한 번도 끝내지 못한 채,
여전히 너를 부르고 있었다.
누군가는 이별이 지나면 사람도 달라진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이 틀렸다고,
조용히 속삭였다.
너 없는 나는 여전히 같은 걸음으로,
같은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 하늘 아래, 떨어진 나뭇잎 하나가
내 발끝에 닿았다.
그 순간, 문득 깨달았다.
우리의 안녕은 끝이 아니라,
서로를 덜 아프게 보내는 또 다른 다정이었음을.
음악 : 알리 - 365일
영상 : 조병규 - 울지 않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