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견제를 위해 동맹국들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 내부에선, 야당 강세도시에 대한 압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 도시로 낙인찍은 시카고 외곽에, 멀리 떨어진 텍사스의 주방위군이 도착했는데요.
트럼프가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주의 방위군을, 미국 각지의 야당 강세 도시로 투입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자칫하면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워싱턴 김정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철조망이 둘러쳐진 장소에서 소총을 든 군인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시카고 외곽으로 이동 배치된 텍사스 주방위군들입니다.
이들은 군 수송기를 타고 2천 km를 비행해 하루 만에 남부 텍사스에서 중북부로 급파됐습니다.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주의 병력을 전국적으로 활용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현지시간 6일)]
"텍사스의 애벗 주지사께 감사드립니다.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강세 주) 주지사들 모두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이든 제공하겠다고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 도시'로 지목한 시카고 등은 예외 없이 민주당 강세 지역.
자칫 친트럼프 주와 반트럼프 정서가 강한 지역의 갈등으로 확전될 소지가 다분합니다.
결국 싸움이 났습니다.
텍사스 주지사는 '정예 병력이 언제나 준비돼 있다'고 자랑했고, 시카고 시장은 반격했습니다.
[브랜던 존슨/시카고 시장]
"텍사스 주지사는 텍사스나 걱정하기 바랍니다. 왜 저희 일에 끼어드는 겁니까? 텍사스에 집중하세요."
트럼프 대통령은 '반란법' 발동도 또 위협하고 나섰습니다.
명분 없는 군 투입이 법원에서 잇따라 가로막혔지만 자중은 커녕 한술 더 떠 폭동 진압 때나 쓸 법을 흉기로 휘두를 태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현지시간 6일)]
"사람들이 죽고, 법원이 우리 조치를 가로막거나 주지사·시장들이 발목을 잡는다면, 물론 그렇게 하겠습니다."
막무가내식 자의적 법 적용에 대해 공화당 안에서도 비상식적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톰 틸리스/노스 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상원의원]
"말이 안 됩니다. 권한 남용이라 생각해요. 그 법(반란법)은 우리의 민주주의, 이 의사당이 무력화되는 상황을 상정한 거죠. 저는 그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국내 문제에 이렇게 마구잡이로 군대를 동원한 미국 대통령은 없었습니다.
진짜 치안이 목적인지, 다른 의도가 있는지 의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김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