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연휴 동안 경복궁과 종묘 등 주요 문화유산이 관람객에게 무료 개방됐습니다.
이른바 'K-콘텐츠'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도 부쩍 늘었는데요.
그런데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이 낙서와 파손 등 잇따른 훼손 사건으로 최근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최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는 남성.
담장 앞으로 다가가더니 갑자기 기왓장을 빼내 내동댕이칩니다.
그리고 주변을 살피다 또 다른 기왓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지난달 15일 새벽 사건이 일어났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종묘입니다.
피의자는 이곳에서 외대문 방향으로 이동하며 기와 10장을 훼손했습니다.
경찰 추적 끝에 붙잡힌 남성은 결국 구속됐습니다.
지난 8월에는 한 70대 남성이 광화문 외벽에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낙서를 했다 붙잡혔고, 2년 전에는 경복궁 담벼락이 스프레이 낙서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당시 낙서를 했던 고등학생은 징역형이 확정됐고, 이를 지시한 30대 남성도 2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해훈/경기 성남시 : "낙서 사건이 빈번하게 이렇게 자주 일어나고 있는데 처벌 수위를 조금 더 강하게 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K-콘텐츠' 열풍 속 한국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고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아누/핀란드 관광객 : "낙서 내용은 경복궁이나 이곳의 역사와 관련이 전혀 없잖아요. (담벼락에 낙서가 있었으면) 별로 좋지 않았을 것 같아요."]
최근 10년 동안 국가유산 훼손 신고는 모두 55건.
잇단 훼손에 국가유산청은 우선 경복궁 CCTV를 늘렸지만, 이를 모니터할 인력은 제자립니다.
국가유산청은 안전 경비원 배치를 늘리고, 관계 기관과 24시간 대응 체계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