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추석 이튿날인 오늘 다문화 마을의 시장도 풍성한 대목을 맞았습니다.
모든 민족이 함께 우리 명절을 즐기는 모습에, 혐오나 편견의 시선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다문화마을특구가 있는 안산 원곡동에, 조건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14개 나라 음식점이 들어선 경기 안산의 한 시장.
"<이거 얼마에요?> 이거 1kg에 6천 원."
추석 제철을 맞은 과일은 물론, 다양한 반찬과 육류, 간식거리도 눈에 띕니다.
[월병 가게 직원]
"어제 월병 많이 사 가고 어제 그저께도 사람 많았어요. 중국에선 추석 날 이거 먹어요."
한가위 연휴에 모여든 손님들로 시장은 대목을 맞았습니다.
[이주비/필리핀 이주민]
"친구 집에 놀러 왔어요. <오늘 친구 집에서 뭐 하시려고요?> 맛있는 음식 준비하고, 그냥 재미있게 놀고 술도 먹고…"
[박성복/수산물 가게 직원]
"뭐 중국, 베트남, 태국 뭐 다 있어요. 러시아 지금 러시아 쪽 사람들 많고."
추석을 맞아 각국의 이주민들이 노래 실력을 뽐내는 가요제도 열렸습니다.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데몬헌터스> 수록곡부터, 1980년대의 인기가요 <그대는 나의 인생>도 울려 퍼집니다.
"안산 원곡동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정된 다문화마을특구입니다. 전체 주민 2만여 명 중 외국인은 1만 4천 명에 달합니다."
서울 명동과 대림동에서 이어지던 '혐중 시위'는, 지난달 안산에서도 열렸습니다.
[이정혁 목사/안산외국인노동자의집 대표]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혐중 뭐 혐한 이런 시위는요. 사실은 자기 얼굴에 침 뱉기고. 안산만 해도 이 추석이 한국의 명절이지만 지금 모든 민족이 어울러서 축제를 보내고 있거든요."
지난 3일 개천절 혐중 집회와 관련해 경찰이 혐오 구호를 제한하자, 해당 단체는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다만 법원은 그 결정에 대해 "언어폭력 등을 허용하는 의미는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조건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