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야심차게 발표했는데..."우린 어쩌라고" 역풍 [지금이뉴스] / YTN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문직 비자 수수료 인상 `반사이익`을 노리고 도입한 첨단 과학기술 분야 인재 전용 `K비자`가 가뜩이나 취업이 어려워진 중국 안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홍콩 매체가 1일 전했습니다.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최근 중국 당국의 `K비자` 시행을 두고 일부 중국 네티즌은 정부 행정 플랫폼에 반대 의견을 올리고 심사 강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1일부터 시행하는 K비자는 중국 안팎의 유명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학문을 전공해 학사학위 이상을 취득하거나 관련 전문교육·연구 업무에 종사하는 외국 청년 과학기술 인재를 대상으로 발급됩니다.

K비자를 발급받으면 중국에서 교육·과학기술·문화 등 분야에서 교류·창업·비즈니스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또 `국가가 필요로 하는 외국 고급 인재`에게 발급하는 `R비자` 같은 중국의 종전 취업 비자와 달리 중국 내 고용주·기관의 초청장이 없어도 개인 자격으로 신청할 수 있고, 체류 기간 등에서도 우대를 확대하며 문턱을 낮췄습니다.

중국의 K비자 도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문직 비자`로 불린 `H-1B비자` 수수료를 현 1천달러(약 140만원)에서 10만달러(약 1억4천만원)로 100배 인상한 조치를 내놓은 시점에 발표됐고, 중국이 해외 인재 유입 경로를 뒤흔든 미국에 맞서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네티즌들은 이런 조치가 취업난을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성도일보는 설명했습니다.

대학 졸업자가 쏟아지고 청년실업률이 15%를 넘어서는 등 중국 국내 취업시장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K비자가 경쟁을 가중할 것이고, 고용주 필수 요건도 없어 `변형된 이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부 중국 네티즌은 작년 미국 H-1B비자 신청자의 71%가 과학기술업 종사 인도인이었다며 "인도인이 오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다" 등 차별적 표현을 동원하기도 했다고 성도일보는 전했습니다.

중국 인플루언서들도 논란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학자 선이(沈逸)는 `K비자`가 중국에 오랜 기간 존재해온 `달은 외국 달이 더 둥글다`(외국 것이 더 좋아 보인다는 의미)는 관성적 사고방식과 국내 인재 육성 자신감 부족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경제 분야 인플루언서 루커원(盧克文)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중국은 절대 이민자 국가가 될 수 없다"며 "중국을 오늘의 유럽처럼 만들지 말아달라. 그것은 역사의 죄인"이라는 주장을 올렸다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논란 속에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일반적으로 취업 비자로 통하는 미국의 H-1B비자와 달리 중국의 K비자는 중국과 외국의 청년 과학기술 인재 교류·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진화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