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농협이 최근 쌀 소비를 촉진하겠다며 한 업체와 '뻥튀기 기계' 납품 계약을 맺었는데요.
이 뻥튀기 기계 가격을 두고 거품 논란이 일었습니다.
제품을 만든 중국 현지보다 2배나 비싼 가격이었던 건데, 납품 업체를 찾아가 보니 제대로 된 사무실조차 없었습니다.
여소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농협 마트.
주차장 한쪽에 초록색 기계가 놓여있습니다.
농협이 쌀 소비를 늘리겠다며 전국 매장에 보급하기로 한 '쌀 뻥튀기 기계'입니다.
지난 5월 농협은 국내 한 업체와 대당 530여만 원씩 천여 대, 모두 66억 원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업계를 중심으로 가격 거품 논란이 일었습니다.
['쌀 뻥튀기 기계' 업체 대표/음성변조 : "국내에서 5백만 원에 팔았다고 했잖아요. (중국에서) 카피(복사) 뜬 기계가 들어오는 가격대를 봐서는 2백만 원이 안 돼요."]
이 제품을 생산한 걸로 추정되는 중국 칭다오 공장입니다.
농협이 계약한 것과 비슷한 기계가 줄지어 서 있습니다.
공장 관계자에게 견적을 물으니 우리 돈 190만 원에서 270만 원 정도를 부릅니다.
농협 계약 가격의 절반 수준입니다.
계약서에 적힌 업체 사무실 주소를 찾아가 봤더니 경기도의 한 오피스텔이 나옵니다.
하지만 들리는 건 반려견 소리뿐, 초인종을 눌러도 인기척이 없습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부부가 사는데, 조금 나이 드신 부부가. (여기가 사무실이 아니라) 가정집."]
농협 홈페이지엔 다른 입찰 공고문과 달리 해당 계약 관련 공고문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병진/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더불어민주당 : "조합원 입장에서 모든 것을 고려하는 게 굉장히 필요하다. 대내적, 대외적 감시 기능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농협 측은 "입찰에 응한 두 업체 가운데, 기계 성능을 보고 판단했다"며 "선정 업체는 종업원 수와 보험료, 매출액 등이 모두 정상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입찰 과정은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