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측이 우리나라가 관세 협상을 통해 투자하기로 한 3천5백억 달러를 전액 현금으로 달라고 요구하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죠.
물꼬를 트기 위해 우리 정부가, 3주 전 양해각서 수정안을 미국 측에 제시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한국을 밟으려 하면 그 발이 뚫릴 수도 있다"는 뜻까지 전달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상빈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미 두 나라의 이견이 가장 첨예하게 갈리는 지점은 대미투자금 3천5백억 달러의 조달방식입니다.
최대 5%만을 현금투자하고 나머지는 대출과 보증으로 채우는 것으로 이해한 우리정부와 달리 미국이 현금 지불을 고집하며 협상에 마침표를 찍지 못한 겁니다.
협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지난달 미국에 양해각서 수정안을 새로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11일 미국에 방문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을 통해 미 상무장관에게 5장 분량의 양해각서 수정안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강유정/대통령실 대변인]
"수정안을 미국 측에 제안한 게 맞고요.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답변은 좀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김 실장은 MBC에 "우리 정부의 외환보유고를 고려할 때 전액 현금투자할 경우 외환시장 등 경제상황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수정안을 통해 설명했다"고 전했습니다.
양국의 통화스와프 체결이 전제돼야 현금투자를 논의해볼 수 있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도 포함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지난달 21일)]
"통화스와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전액 현금으로 송금, 투자해야 되는 상황이라면 대한민국은 다시 IMF를 맞게 됩니다."
다만, 정부가 현금으로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액수를 수정안에 적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우리 정부는 시간에 쫓겨 국익에 해가 되는 타협을 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를 향해서도 "한국을 밟으려고 하면 밟는 발도 뚫릴 수 있다"는 강경한 태도를 전달했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