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혈당 내리는 천연 인슐린'?…"당뇨병 환자 기만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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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혈당 내리는 천연 인슐린'?…"당뇨병 환자 기만한 것"

최고관리자 0 1 05:55

〈앵커〉
매일 먹는 밥도 더 건강하게 먹으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요즘, 바나듐쌀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바나듐을 함유한 쌀이 혈당 관리에 좋다고 입소문을 타면서 비싼 가격에도 많이 팔리고 있다는데요. 그런데 이 쌀에 바나듐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또 효과는 있는지를 저희 취재팀이 직접 확인해 봤는데, 뜻밖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탐사보도부 박세용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유명 백화점.
양곡 코너에서 바나듐쌀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백화점 직원 : 바나듐은 혈당을 강하시키는 거예요. 혈당이 이제 더 이상 이제 올라가지 않게…. (근데 이거 많이 사가요 사람들?) 요즘 제일 많이 나가요.]
가격은 4kg에 7만 5천 원, 일반 쌀보다 평균 3배 정도 비싼데도 잘 팔린다는 겁니다.
[바나듐쌀 소비자 : '천연 인슐린' 효과가 있다고 이래 가지고, 그거에 꽂혀 가지고 구매했어요.]
[김순희/당뇨병 환자 : 지인이 '형님 그거 잡숴봤어?' 그래서… 그 뒤로 (바나듐쌀) 안 빼놓고 꼭 먹지.]
그렇다면 이들 바나듐쌀에는 바나듐이 얼마나 들어 있을까?
우선 두 업체가 온라인 쇼핑몰에 공개한 쌀 1kg당 바나듐 함량은 각각 3.8mg과 1.65mg.
취재팀이 이 쌀들을 사서 식약처 공인 기관에 함량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검사 결과, 각각 0.0048mg과 0.0011mg이 검출됐습니다.
업체 측이 공개한 함량의 각각 0.1%, 0.06%에 불과합니다.
[바나듐쌀 소비자 : 지금 (기분) 뒤집어졌어요. 이거 지금 장난 아닌데 이거. 어머, 여태까지 속은 기분이야, 지금.]
두 업체는 자체 검사한 결과를 취재진에게 공개했는데 함량이 일정하지 않았습니다.
한 홈쇼핑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또 다른 제품.
[홈쇼핑 방송 : 저희 두 달 만에 50만 봉이에요. 엄청납니다. 가장 핫한 쌀이고요. 바나듐 검출 테스트 완료했고요.]
취재팀이 이 제품을 검사 의뢰한 결과 검출된 바나듐 함량은 0.08mg.
앞선 두 제품보다 많이 나오긴 했지만, 쌀 1kg당 0.000008%에 불과합니다.
업체가 제시한 바나듐 함량으로 계산해도 0.0001%입니다.
[바나듐쌀 소비자 : (함량이) 극소량이네. 그러면 이렇게 비싸게 팔면 어떡해.]
또 다른 제품은 바나듐 함량이 57mg 들었다고 표기돼 있지만, 취재팀의 검사에서는 10%도 안 되는 5.38mg이 나왔습니다.
바나듐쌀은 이런 논에다 드론으로 바나듐 용액을 뿌리거나, 아니면 수확한 볍씨를 나중에 가공하는 방식으로 만드는데, 공산품이 아니다 보니까 제품마다 함유량에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바나듐 함량을 제품에 표기하지 않거나 다르게 표기해도 현행법상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쌀은 자연 상태의 식품이어서 식품표시광고법상 관련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
〈앵커〉
앞서 보셨듯 시중에 팔리고 있는 바나듐쌀에는 광고된 것보다 함유량이 턱없이 적었습니다. 그렇다면 업체들이 홍보하는 것처럼, 이 쌀을 먹으면 정말 혈당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긴 한 걸까요.
계속해서 박세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바나듐쌀 업계는 이 제품을 처음 출시한 2019년부터 지금까지 '혈당 강하', '당뇨 치료 쌀' 이런 광고 문구로 판매량을 늘려 왔습니다.
광고처럼 효과가 있는지, 업체 측에 물었습니다.
한 업체는 "혈당이 내려갈 수 있다"며 가능성만을 강조했고, 또 한 업체는 "당뇨 예방·치료 효과를 주장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업체는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한 업체는 "당뇨 치료 효과가 있다"면서 관련 논문 수십 편을 보내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의 설명은 달랐습니다.
[김상수/대한당뇨병학회 식품영양이사 : 연구의 질이 낮다는 거죠. 참여자 수가 적다든지, (연구) 진행 기간이 좀 단기간이라는 부분 그리고 이제 일관성 있는 데이터가 좀 부족하고....]
장기적인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안 돼 있어서 바나듐쌀로 혈당을 떨어트린다는 주장은 적절치 않다는 겁니다.
[김형식/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 : 휴먼 스터디(인체 연구)도 있고 그다음에 동물 실험도 있는데 이제 결론은 물론 이제 바나듐을 당뇨 치료제로 사용할 수는 없거든요.]
소비자들 반응을 들어봤습니다.
[바나듐쌀 소비자 : 이걸 알았으면 저 안 샀어요. 당뇨를 앓고 있는 사람들을 기만하는 거예요. 되게 절실한 사람들을 가지고 희롱하는 거예요 지금.]
사정이 이런데도, 식약처는 질병을 치료하는데 효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한다 해도, 자연 상태 식품인 쌀은 예외적으로 부당 광고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어서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입장입니다.
[바나듐쌀 소비자 :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얘기예요. 소비자들은 다 이런 광고를 보고 구입을 하는데… 식약처에서 그렇게 (검증)했다고 당연히 안심하고 먹죠.]
현행 농산물 광고 규정에 사각지대가 있어 단속조차 할 수 없는 상황.
자칫 유사한 농산물도 나올 수 있는 만큼 법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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