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더 이상 일하다 죽는 일은 없게 하겠다'며 산업재해를 막기 위한 강도 높은 대책들을 내놓고 있는데요.
그러자 현장에서는 산재를 우려하며 고령의 노동자들을 아예 고용하지 않는 등 새로운 차별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박진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5년 넘게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해온 70대 이 모 씨.
용접 숙련공인데도 석 달째 일감이 없어 놀고 있습니다.
[이00/70대 일용직 노동자]
"일하는 데 지장은 없는데.. 건설 저 교육도 다 받고 그랬는데 나이 때문에 써주지 않아요."
정부가 이른바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건설 현장에서 산재 위험을 줄이겠다며 고령자들을 아예 배제하고 있는 겁니다.
미리 건강검진 기록을 요구하는 건 기본이고, 매일 혈압을 측정하는 공사 현장도 있습니다.
대기업 건설 현장에서는 60살 이상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건설현장 안전관리자]
"5대 건설사는 60살 먹으면 취업을 안 시켰어요. 요즘에 안전이 좀 더 강화가 되고 그러니까 더 철저하게 관리를 하고.."
'산재 예방'을 명분삼은 명백한 차별입니다.
지난달 일용직 노동시장에서 일감을 구한 사람은 하루 평균 25만 명으로 올 초보다 30%정도 줄었는데, 60대 이상 노동자들을 현장에서 배제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인력 공급 업체 직원]
"말만 일용직이지, 건설회사에서도 전날 미리 통보해라 그래요. 그러다 보니까 현장을 들어가는 게 더 힘들어요."
뚝 끊긴 일감에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온 일용직들은 생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김00/60대 일용직 노동자]
"밥 못 먹으면 라면이라도 먹고, 라면 못 먹으면 굶고 그래야지 어떡합니까."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현장의 문제에 공감하며, 고령층을 위한 보완책을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김영훈/고용노동부 장관]
"그냥 속절없이 일당벌이하는 분들은 없어진다 이런 대책도 같이 가야 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요즘 65세까지는 그래도 어느 정도 일을 할 수 있으시잖아요. 거기에 맞는 가이드라인 같은 것들을 (만들어서).."
MBC뉴스 박진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