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매장 안에선 종이컵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가 재작년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윤석열 정부가 폐지해 버렸는데요.
MBC가 환경단체에서 조사한 일회용품 보고서를 분석해 봤더니, 식당과 카페 절반에서 매장 안에서도 일회용 종이컵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년 전부터 금지한 매장 내 플라스틱 컵 사용도 단속은 거의 없었습니다.
류현준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카페에 들어가 매장에서 마시고 갈 음료를 주문해 봤습니다.
머그잔이나 유리컵 같은 다회용기가 아닌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종이컵까지 덧씌워 나옵니다.
[매장 관계자(음성변조)]
"<먹고 가려고 하는데요.> 드시고 가셔도 됩니다. 다회용 컵이 있긴 한데…"
원래 재작년부터 매장 내에서는 종이컵 사용을 금지하도록 규제가 제정돼 있었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를 폐지했습니다.
[임상준/환경부 차관(2023년 11월 7일)]
"종이컵을 규제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 비슷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였습니다.
지난 2월에는 손님이 일회용 컵을 받은 뒤 그대로 매장에서 마시면 과태료를 물리는 규정도 대폭 완화했습니다.
규제가 풀린 만큼 사용은 늘 수밖에 없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이 최근 전국 식당과 카페 2,300곳을 조사한 결과를 입수해 살펴보니 매장 내 종이컵 사용률은 조사대상의 절반인 48.3퍼센트에 달했습니다.
[유혜인/환경운동연합 정책변화팀 선임활동가]
"종이컵을 너무 흔하게 사용하고 있고 소상공인들도 규제가 됐다 안 됐다가 너무 많이 반복되다 보니까 많이 혼란을 겪고 있는 그런 상황이에요."
그나마 있는 규제도 사실상 무용지물입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은 3년 전부터 매장 내 사용이 금지됐지만, 단속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MBC가 정보공개청구로 확인한 최근 5년간 25개 서울시 자치구의 '일회용품 과태료 부과 내역'을 보면, 11개 구청에서 단 1건도 없었고 6개 구청도 고작 1건에 그쳤습니다.
국제 사회에선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해 법적 구속력 있는 협약을 마련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는 탈플라스틱 대책을 12월 중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