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에선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어제 물러났죠.
그런데 이시바 총리의 후임으로 극우 성향이라 분류되는 인사들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앞으로의 한일 관계에도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도쿄 신지영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자민당 안에서 역사 인식이 온건한 '비둘기파'로 꼽히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
그동안 '한국은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한일 관계 중요성을 역설해 왔습니다.
[이시바 시게루/일본 총리 (6월 19일,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행사)]
"지금까지 이어져 온 교류의 바통을 확실하게 다음 세대에 넘겨주려 합니다."
전후 80년인 올해, 역사 검증을 담은 메시지를 내겠다는 의지를 이어왔지만 당내 비주류의 한계를 끝내 넘지 못했습니다.
[이시바 시게루/일본 총리 (어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지만 물러서는 고난의 결단을 내렸습니다."
'포스트 이시바'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벌써부터 시작됐습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입니다.
최근 일본 언론의 차기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데, 두 사람 모두 지난달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우익 성향의 인물입니다.
[고이즈미 신지로/일본 농림수산상]
"당의 결속을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서 (판단할 것입니다.)"
특히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구 아베파와 반 이시바 세력의 지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생전 측근인 극우 성향의 정치인입니다.
총리가 되기 위한 다카이치의 총재 선거 출마 발표는 시간 문제라는 분석입니다.
[시라토리 히로시/일본 호세이대학 교수]
"(다른 나라에서) 반드시 안 했으면 하는 일을 적극 행하는 총리가 있다면, 아시아에서의 결속도 매우 위태로워질 수 있죠."
우익 성향의 총리가 탄생할 가능성이 큰 만큼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신지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