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빵값이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며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일본이나 미국, 유럽과 비교해도 더 높은 수준인데요.
밀가루 가격이 조금 떨어졌다고 하지만, 원재료비와 인건비가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오동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간단한 간식으로, 식사 대용품으로 사랑받는 빵.
하지만 가격이 부담입니다.
[이기훤: 경기도 화성시 동탄: 천 원짜리 빵 아니고는 맛있는 빵집은 가서 사 먹으려면 3~4개만 사도 1만 원 넘어가고]
통계청이 집계한 8월 빵 물가지수는 138.61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 넘게 올랐습니다.
전체 소비자물가 1.7%의 약 4배 수준으로 올해 들어 계속 고공행진 중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빵은 다른 나라보다 비싼 편입니다.
각국을 비교해보면 지난해 우리 빵은 100g당 703원으로 일본과 2백 원 넘게 차이가 나고 빵이 주식인 미국이나 유럽보다도 비쌉니다.
[다이애나 / 미국 시민: 고향 미국이랑 비교하면 조금 더 비싼 편인데 질은 떨어지고, 오래 보관도 안 돼요.]
최근 한 유명 유투버가 '990원 소금빵'을 내놓으면서 빵값 거품 논란은 더욱 커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은 국제 밀 가격이 평년 가격을 되찾았음에도 여전히 빵값이 비싼 이유는 뭘까?
빵 가격은 원재료비가 51%, 급여가 23%를 차지하는데, 재료 중 밀가루가 63.5%로 가장 비중이 높고 백설탕, 달걀 순입니다.
그런데 밀가루는 제분업체가 보관 중인 기존 재고를 먼저 쓰기 때문에 국제 가격이 내려가도 시장에 적용되기까지 수개월의 시차가 발생합니다.
여기에다 달걀과 임대료, 인건비는 오히려 올랐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가격 상승 속도입니다.
[홍연아 / 공주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일본 같은 경우는 지금 한 20년 동안 (빵) 소비자 물가지수가 한 85 정도에서 지금 115~117 정도라고 보시면요. 한국 같은 경우는 (20년 전) 55에서 지금 한 125 정도 수준이니까]
일본의 빵 물가지수가 30포인트 오를 때 우리는 70포인트 오른 셈입니다.
식생활 변화로 빵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도 빠르게 올라 가격 인상 체감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는 분석입니다.
게다가 원재료 밀가루와 백설탕은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기에 고환율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달걀과 우유 유통 과정에서 경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며 조사에 나선 가운데 수입 원재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