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초등학교 인근에서 초등학생들을 유괴하려 한 20대 남성 2명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오늘(5일) 열렸습니다. 이들은 장난삼아 그런 거라고 진술했는데, 경찰이 공개한 CCTV 영상에는 아이들이 겁에 질려 도망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최승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주택가를 달리던 회색 SUV가 멈춰 서더니, 초등학생 2명이 쫓기듯 도망갑니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에서 유괴를 시도한 20대 남성 3명을 피해 초등학생들이 달아나는 모습입니다.
이 남성들은 식사를 하고 집에 가다가 아이들을 보고 즉흥적으로 범행을 결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남성 3명은 초등학교 정문으로부터 100m 정도 떨어진 이 거리에서 차에 탄 채로 아이들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귀엽다,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초등학생 2명에게 접근한 겁니다.
이들은 약 1km를 이동해 4분 만에 다시 아이들을 유인했는데, 길을 걷던 초등학생 2명은 남성들의 목소리에 놀라 차와 반대 방향으로 도망쳤습니다.
지난달 30일 첫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해당 차량을 제대로 특정하지 못해 "범죄 관련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가 비슷한 신고가 이어지자 범행 현장 앞 CCTV 영상을 뒤늦게 확보해 피의자들을 검거했습니다.
중고등학교 동창 사이인 이들은 아이들이 놀라는 모습이 재미있어 장난삼아 말을 걸었을 뿐 실제 차에 태울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피의자 3명 중 적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인근 초등학생 보호자 : (뉴스 보고) 놀랐죠. 충격받았죠. 애한테 주의를 주는 데도 불안하죠.]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도착한 피의자들은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미성년자 유인 미수 피의자 : (혐의 인정합니까? 아이들한테 왜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한 건가요?) …….]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 밤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