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이는 어릴 적부터 쥬쥬랜드(구 테마동물원 쥬쥬)에서 공연 동물로 활동해 왔으며, KBS <주주클럽>에 주요 동물로 출연해 킥보드를 타는 등 귀엽고 재치 있는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암컷 보르네오 오랑우탄입니다.
하지만 야생동물의 본래 생태에 반하는 동물 공연 프로그램은 오래전부터 많은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또한 오랑이의 동료 우탄이는 부실한 관리와 손가락 인대를 강제로 끊는 등의 학대 속에 2012년 폐사한 뒤 박제로 남게 되었고, 오랑이 역시 쇼에 동원되며 송곳니 발치와 오른쪽 다리 골절 등 여러 차례의 학대를 겪어야 했습니다
성체가 된 뒤 통제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오랑이는 딸 쥬랑이와 함께 한적한 개인 동물원의 컨테이너 안에 머물게 되었고, 그곳에서 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이 컨테이너는 30㎡ 정도의 비좁은 공간으로, 동물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구조물이나 식물도 없었고,
기본적인 식수대조차 없어 오랑이는 사육사가 건네는 생수병 하나에 의지해야만 했습니다. 그 환경은 너무나도 열악했습니다.
이후 논란이 일자, 물이 빠진 사육장에 두 모녀를 잠시 전시하기도 했지만, 지능과 감수성이 높은 유인원에게는 여전히 부적절하고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정말 다행스럽게도, 올해 8월 중순부터 두 모녀는 경상남도 사천에 위치한 아라마루 아쿠아리움으로 옮겨져 새롭게 전시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육 환경은 아쿠아리움 기준으로는 꽤 준수한 편이며, 1층의 실내 공간과 투명 터널을 통해 연결된 2층 놀이터, 그리고 3층 테라스 전망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영장류에게 꼭 필요한 등반 구조물도 충분히 마련되어 있고, 바닥에는 잔디와 흙이 깔려 있어 건강을 고려한 기본적인 복지 시설도 어느 정도 갖춰진 모습입니다
오랑이의 오른쪽 다리에 남은 영구적인 장애는 되돌릴 수 없지만, 이제라도 두 모녀가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평온하게 지내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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