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프가니스탄 동부를 강타한 지진으로 지금까지 8백여 명이 숨지고 약 2천5백 명이 다쳤습니다.
탈레반 정부가 현지에 의료진과 헬기를 급파하고 있지만, 현장 수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박성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프가니스탄 동부 쿠나르주.
산 위에서 굴러내려 온 바위가 산기슭에 있는 건물을 덮쳤습니다.
다닥다닥 붙어있던 집이 무너져 내리면서 마을 전체가 풍비박산 났습니다.
[아마드 굴]
"이곳은 제 동생의 집이었는데, 그는 세 자녀와 함께 순교했습니다. 제 다른 형제도 아들들과 함께 그곳에서 순교했습니다. 제 조카 두 명도 순교했습니다."
현지시간 31일 밤, 아프간 낭가르하루주 잘랄라바드 인근에서 규모 6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 지역에는 진흙 벽돌과 나무로 얼기설기 지은 집들이 많아 과거 지진 때도 매몰로 인한 인명 피해가 컸는데, 이번에는 주민들이 잠든 한밤중에 지진이 발생해 사상자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진 피해 주민]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땅 속에 묻혀있습니다. 부상자를 구하고 사망자를 수습하기 위해 구급차와 의사가 필요합니다."
아프간 정부는 어제 기준으로 8백여 명이 숨지고 2천5백여 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지진 발생 후 만 하루가 지난 가운데 날이 밝으면 공식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현지 당국은 피해 현장에 구조대와 의료진을 급파했습니다.
육로 접근이 힘든 산간 마을에 헬기까지 투입했지만, 주변에 워낙 산악 지형이 많아 인명 구조와 치료, 구호품 보급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아프간 정부 대변인]
"(접근이) 어려운 지형 때문에 구조대가 아직 도착하지 못한 곳들이 있습니다."
아프간은 지난 2021년 이슬람 무장 조직인 탈레반이 재집권한 이후 해외 원조가 사실상 끊기고 국제 사회의 제재를 받아왔습니다.
게다가 오랜 전쟁으로 사회 기반 시설 등이 부족해 자력으로 피해를 수습하는 건 역부족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MBC뉴스 박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