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기 전은 물론 출범 뒤에도, 김건희 씨에게 문제가 많다는 얘기는, 대통령실 내부에서조차 공공연히 나돌았죠.
하지만 모두 입을 다물었던 건 윤 전 대통령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오직 김건희 씨에게만 충성하듯 시종일관 감싸고 돌던 부인이 구속됐는데도, 윤 전 대통령은 아직 사과나 유감표명 한마디조차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기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감싸기'는 대선 후보 시절부터 낌새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김 씨의 허위학력 의혹이 불거졌을 때는 의혹을 제기한 측을 탓했고,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2021년 12월 15일)]
"무슨 뭐 채용 비리 이러는데, 이런 자료 보고 뽑는 게 아닙니다. 에? 그 현실을 좀 잘 보시라고."
김 씨의 주가조작 의혹에는 피해자 행세를 하기 바빴습니다.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2021년 12월 14일)]
"조금 비쌀 때 사서 쌀 때 매각한게 많아서 나중에 뭐 수천만 원의 손해를 보고‥"
윤석열의 '김건희 감싸기'는 대통령 당선 뒤에도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김 씨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 통화하는 등 공천개입 의혹이 제기됐을 때는 오히려 '순진한 부인이 악마화됐다'며 특검을 거부했습니다.
[윤석열/당시 대통령(지난해 11월 7일)]
"좀 순진한 면도 있고 제가 이거 제 아내라고 이렇게 변명하는 것이 아니라, 제 처를 많이 좀 악마화시킨 것은 있습니다."
또 김 씨가 대낮에 명품백을 받아챙긴 사실이 드러났을 때도 인정에 치우치다 그랬다는 말로 상황을 모면하려 했습니다.
[윤석열/당시 대통령(지난해 2월 7일)]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도 이렇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김건희에게만 박절하지 못했던 정권은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야당의 비판을 외면한 채 내란까지 획책하다 몰락의 길을 걸었고, 부부는 3년 만에 모두 구속돼 법의 심판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습니다.
'V0'로 불렸던 김 씨가 수갑을 차고 호송차에 실려온 첫 날, 정치권에선 이제라도 '김건희 감싸기'를 중단하고 윤석열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랐습니다.
[홍성규/진보당 수석대변인]
"이제 더이상 김건희를 향한 윤석열의 감싸기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점입니다. 이실직고하고 우리 국민들의 지엄한 처분을‥"
[윤재관/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
"박절하지 못했다라며 방패 노릇하기 급급했던 윤석열은 이제라도 특검 조사에 응해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늦었지만 국민께 속죄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윤석열은 구속되기 직전 입을 다물었던 모습을 끝으로, 지금까지도 구치소에서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