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경사와 딸 송지윤양 [충북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청주=연합뉴스) 박건영 기자 = 급성뇌출혈로 일찍 세상을 떠난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6년째 모발을 기부하는 경찰관이 있다.
주인공은 충북경찰청 과학수사계 이현주(42) 경사.
이 경사는 2021년 언론 보도를 보던 중 소아암 환자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듣게 됐다.
평소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관심이 많았던 이 경사는 기부받은 머리카락으로 소아암 환자들의 가발을 만드는 곳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딸 송지윤(당시 9) 양과 함께 모발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이 경사는 그해 8월 곧바로 모발 37㎝가량을 '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운동(어머나) 운동본부'에 기부했다.
당시 딸은 머리 길이가 짧아 함께 기부하지는 못했지만, 다음 기부를 약속하며 머리카락을 기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두 번째 모발 기부를 한 달 앞두고 모녀에게 비극이 닥쳤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등교했던 딸이 학교에서 급성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진 것.
딸은 어렵게 길러온 머리도 밀고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세상을 떠났다.
슬픔을 누를 길이 없었지만, 이 경사는 생전 딸과의 약속만큼은 지키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소아암 환자들에게 작은 희망을 전하자'는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홀로 머리카락을 길렀고, 2023년과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머리카락을 기부했다.
이 경사가 그동안 기부한 머리카락 길이는 총 110㎝다.
머리카락을 기르는 동안 불편한 점도 적지 않았지만, 딸과의 약속을 떠올리며 한 번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경사는 "지윤이와 한 약속을 끝까지 지키고 싶었다"며 "제 키가 158㎝인데, 기부한 머리카락 길이가 제 키만큼 쌓일 때까지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