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0일 이스라엘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열린 성금요일(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사망한 날) 행진에서 그리스 정교회의 펠라 필루메노스 대주교가 성묘 교회 안에서 십자가를 들고 있다. 2026.04.1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기독교의 발원지인 이스라엘에서 기독교 혐오가 거세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는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WSJ는 대부분 참석자가 청년이었던 이 행사 중 오리엔트 정교회에 소속된 아르메니아 사도교회 주변에서만 적어도 12건의 침 뱉기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최근에도 한 무리의 이스라엘 청소년들이 아르메니아 사도교회 본부 문을 세차게 두드리며 안에 신자들이 있는지 묻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신자들에게 침을 뱉으며 모욕하는 것이 '미츠바'라고 불리는 유대교의 종교적 의무라고 주장했다.
올해 상반기 이스라엘에서 反기독교 사건만 107건…2년 전의 '2배'
지난 4월 이스라엘군 병사가 레바논 데벨에서 예수 그리스도상을 망치로 내려치는 모습. 사진은 소셜미디어 영상 갈무리. 2026.04.19 ⓒ 로이터=뉴스1
이전부터 종종 발생했던 이스라엘에서의 기독교 혐오 사건은 최근 급증했다. 기독교 혐오를 연구하는 이스라엘 학자 이스카 하라니가 설립한 '종교 자유 데이터 센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107건의 반기독교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 2024년 같은 기간에 기록된 수치의 두 배가 넘는다.
대다수 사건은 예루살렘 구시가지와 그 주변에서 발생했으며, 가장 흔한 형태는 침 뱉기와 "기독교인 죽어라"와 같은 모욕이었다. 수도원에 쓰레기를 투척하는 사례도 있었다. 가장 많은 가해자 그룹은 젊은 이스라엘인들이었다.
최근 가자전쟁, 이란전쟁 등 전쟁 국면에서 이러한 사건은 더 주목을 받았다. 지난 4월에는 레바논 남부의 한 마을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상을 파괴하는 모습이 포착돼 큰 논란을 일었고, 이스라엘은 해당 군인들을 전투 임무에서 배제했다. 지난 5월에는 한 남성이 프랑스인 수녀를 폭행하기도 했다.
하라니는 "현실은 겉으로 보아 기독교인인 사람이라면 누구든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행위를 저지르는 종교적 유대인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스라엘 당국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당국의 외면이 "오히려 (기독교 혐오를) 장려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