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대서사시로 꼽히는 〈오디세이아〉가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손으로 스크린 위에서 재탄생했습니다.
놀란 감독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CG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거의 모든 장면을 실제로 촬영했는데요.
왜 3천 년 전 고전을 실사 영화로 찍었는지, 처음 공식 내한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임소정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10년 전쟁을 끝낸 묘수 '트로이의 목마'.
높이 10.6m, 무게 3.6톤짜리 진짜 목마를 만들고, 맷 데이먼 등 배우들이 안에 들어가 연기를 펼쳤습니다.
"누구도 나의 귀향을 막을 수 없어 신들조차도."
전쟁에선 이겼지만, 오만함 때문에 신의 분노를 산 오디세우스의 험난한 귀향길.
동굴 속 외눈박이 거인은 실제 그리스 남부의 한 동굴에서 18m 높이 로봇 거인을 세우고 자연광으로 찍었습니다.
부대를 습격한 식인 거인족은 철갑옷을 입힌 키가 큰 배우들이었습니다.
[젠다이아/영화 〈오디세이〉 아테네 역]
"배 위에 있는 척 연기할 필요가 없어요. 실제로 배 위에 실제 바다 위에 있으니까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
유독 CG를 거부하며 실사 촬영을 강조해 온 거장은, 인류 최고의 대서사시도 CG를 최소화하며, 스크린 위로 옮겼습니다.
[맷 데이먼/영화 〈오디세이〉 오디세우스 역]
"이 작품 자체가 다양하고 놀라운 마법 같은 장소들을 가로지르는 여정이에요."
촬영한 필름 길이만 640km.
전용 카메라까지 만들어 영화 역사상 처음 전 장면을 70mm 아이맥스 필름에 담았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감독]
"제가 이런 대형 필름을 사랑하는 이유는 이것이 사람 눈으로 보는 세상과 가장 가깝기 때문입니다."
저마다 10초 남짓 숏폼을 즐기고, AI가 영상을 뚝딱 만들어내는 시대.
유독 고집스럽게, 3천 년 된 대서사시를 그것도 거의 모든 장면을 실제로 촬영해, 3시간 가까운 영화로 만든 이유는 뭘까?
[크리스토퍼 놀란/감독]
"이 대서사시가 이토록 오래 관심을 받아 온 건 보편적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이죠. 그건 3천 년 전에도 지금도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에요."
스마트폰이 아닌 스크린에서 가짜가 아닌, '진짜'를 함께 경험하자는 거장의 제안.
전 세계적으로 1조 2천억 원을 벌어들이며 흥행 중인 영화는 이번 주 우리 관객을 찾아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