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식을 미리 사들인 뒤 관련 기사를 내보내 주가를 띄우고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이들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경제신문 기자와 회계사 등이 가담했는데, 검찰이 파악한 부당이득만 90억 원대에 달합니다.
이재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HTS', 주식 거래 프로그램 화면입니다.
당일 주가나 거래량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소개하는 '특징주 기사'가 수시로 올라옵니다.
호재성 특징주 기사가 나오면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몰리며 주가가 빠르게 오릅니다.
특징주 기사로 주가를 끌어올려 80억 원대 부당 이득을 챙긴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회계사인 투자자문업체 대표는 현직 신문 기자 5명을 끌어들였습니다.
2023년 11월, 이들은 거래소 개장 직후 특징주 기사를 띄웠습니다.
보도 직전까지 40여 분 동안 해당 주식을 집중 매수한 이들은 기사를 내보낸 지 14분 만에 모두 처분했습니다.
1시간 안에 1천 7백여만 원을 벌어들였습니다.
이같은 '선행매매' 수법으로 2020년 10월부터 5년 가까이 챙긴 돈은 85억 5천만 원.
이 과정에서 이들은 1천8백 건이 넘는 특징주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특징주 기사는 신문사 내부의 별도 편집 절차 없이 담당 기자가 바로 송출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기사 초안을 직접 작성한 투자업체 대표는 기사 내용과 전혀 다를지라도 투자자를 최대한 끌어들일 목적으로 혹할 만한 제목 짓기에 주력했습니다.
기자가 허락 없이 제목을 바꾸면 격노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현재/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국장]
"대다수의 투자자는 기사의 내용을 꼼꼼히 읽기보다는 제목과 키워드 위주로 투자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기자들에게는 한 건당 30만 원씩, 모두 3억여 원이 지급됐습니다.
기자들은 텔레그램 대화방에서는 "먹을 거 위주로 찾자"며 종목을 고르고, 특징주 기사를 미리 보내며 '레디'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과 별개로, 선행매매 방식을 통해 7억 원을 챙긴 현직 경제신문 기자 1명도 적발됐습니다.
검찰은 업체 대표와 기자 등 모두 8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MBC뉴스 이재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