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대형 화재가 발생한 이후 쿠팡 측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쿠팡은 화재 당일 오후, 불이 난 물류센터 노동자들에게 교대 시간이 임박한 상황에서, 인근 센터로 출근할 것을 문자로 통보한 걸로 확인됐는데요.
바로 맞은편 물류센터로 가라거나 일하고 있는데 연기가 들어와서 불안했다는 호소도 나옵니다.
이혜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인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불이 난 건 지난 18일 오전 7시쯤.
하지만 오후 근무자들은 출근을 목전에 두고서야 인사팀으로부터 문자를 받았습니다.
불이 난 센터 대신 인근의 다른 물류센터로 출근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인천 물류센터 노동자 (음성변조)]
"<3시 40분?> 네 40분 그리고 4시 넘어서 받은 사람도 있고 (출근이) 5시까지인데…"
그마저도 어디로 가야 하는지조차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당일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모여 있는 한 단체대화방에는 "오후 조는 출근 30분 남았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냐" "어느 센터로 가라는 안내가 아니라 너무 헷갈린다"는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심지어 "문자를 못 받았다"는 노동자도 있었습니다.
[인천 물류센터 노동자 (음성변조)]
"HR(인사팀)에서 15분 남았는데 택시 타고 출근하라고 그러고 택시비는 이제 줄 테니까 자기네들이, 지금 택시 타고 가도 늦는다 그랬더니 '그냥 무조건 출근하세요'."
불이 나고 있는 센터 바로 맞은편으로 출근하란 지시 받은 노동자는 화재 현장을 보며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인천 물류센터 노동자 (음성변조)]
"맞은편에 30센터가 있어요. 저는 그쪽으로 가게 됐거든요. 불난 거 보고 나니까 불안하고 무서운 거죠. 그렇다고 먹고살아야 하니 당장 그만둘 수는 없는 상황이고…"
혼란 속에 제때 출근하지 못한 노동자들의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의 몫이 됐습니다.
[인천 물류센터 노동자 (음성변조)]
"우왕좌왕하니까 아예 그냥 자기 연차를 쓰거나 결근을 하거나 쉬어버리고… 완전히 피난민이나 따로 없죠."
노조는 사 측이 노동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대책조차 없었다며 비판했습니다.
[최 효/민주노총 쿠팡물류센터지회 사무장]
"일하면서도 연기가 들어와서 되게 불안했다고… 노동자들을 유급 대기시키지 않고 안전보다는 차질없는 로켓 배송을 더 우선시했다고 보고…"
쿠팡측은 안전조치 없이 근무지를 변경하며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에 대해 "화재 대응이 우선이라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혜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