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죽으면 어떡하실 거예요?"
"네가 죽으면 나도 죽고 싶어."
"나하고 함께 있고 싶어서요?"
"응. 너하고 함께 있고 싶어서."
"알았어요."
코맥 매카시 / 로드
비라도 올 것 같은 흐린 하늘
창밖을 보다 문득 남편 생각이 나네요.
아침에 비 온다는 일기예보를 듣더니
내가 잊을까 봐 우산을 꺼내어 현관
내 구두 옆에 나란히 놓아주더군요.
에레베이터를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에도
나를 위해 장난 어린 윙크로 웃음을 주던 모습
하는 일 없이 피곤하다, 힘들단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나 때문에
언제든 나를 먼저 배려해 주는 고마운 사람이죠
그 남편 덕분에 난 오늘
옥빛 하늘색 우산을 핸드백 속에 넣고 나왔죠
비가 꼭 와야 할 텐데...
그래야 우산을 펼쳐 들며 더 행복해질 텐데..
흐린 하늘을 보며,
핸드백 속에서 하늘색 우산을 꺼내어 다시 접어보았죠.
우산 쓰고 싶어서... 빗방울이 보이나...
창밖만 쳐다보느라
목을 길게 늘이고 있죠
남편이 챙겨준 우산이 쓰고 싶어서
난, 빗방울이 아무리 크대도,
빗방울이 바늘처럼 쏟아진대도 하나도 안 다칠 것 같아요
남편의 예쁜 마음...
내 구두 옆에 나란히 챙겨 놓은 우산을 들고 나왔으니까요.
자꾸 우산이 쓰고 싶어지네요
빗방울이 보이면
난 목소리를 가다듬고
아주 예쁜 목소리로 전화를 해야겠어요
비가 온다고...
정말 비가 온다고...
이젠 당신이 챙겨준 우산을 쓴다고
그 우산을 쓰고 일부러라도 외출할 일을 만들어
사무실 밖으로 나가보겠노라고.
설레는 마음으로 지금
비를 기다리고 있어요
아이같이..
아이같이..
dreamwiz.com/mynest 2001년 10월 1일 발행
"그렇게 자잘한 배려가 얼마나 나를 기운 나게 하는지
그는 잘 모르면서도 늘 그렇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기품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마치 한겨울 구름 낀 하늘처럼
어정쩡하고 묘한 밝음과 어두움이 혼재했고,
그래서 나는 그를 좋아하게 될까 봐 주춤거렸다."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
예쁜 원이 되어 주위에 존재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인생이다"
요시모토 바나나 / 막다른 골목의 추억중에서
행복 그 자체를 붙잡으려고 하면 행복감은 사라지지만
행복이란 것과 전혀 무관한 일에 몰두하고 집중할 때
나는 오히려 행복감을 느끼는 경험을 했다.
나 스스로가 계속해서 살아가려 한다는
확인을 받을 수 있을 때도 행복했다.
말을 해보았자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외면하고 있어도
믿음을 가지고 희망을 품었을 때도
작은 행복감으로 가슴이 따뜻했다.
뜻 밖의 생 / 김주영
부재할 때 소중함을 깨닫고
존재할 때 당연함을 느끼는 우리는
건강을 잃고서야 그 간절함을 알고
가족을 잃고서야 그 감사함을 알고
젊음을 잃고서야 그 찬란함을 안다
언제나 가장 소중한 것은
지금 당신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있다
당신을 둘러싼 당연한 것들 모두에게 안부를 묻자
누군가는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함에
누군가는 방문을 열면 보이는 가족에게
누군가는 영원하지 않을 이 빛나는 청춘의 날들에게
행복, 그 시작은 감사하는 마음에 있다
180도 / 김수현
방의경 - 아름다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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