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미국 체류 기간을 최대 4년까지로 제한하고, 박사과정 등으로 학업에 4년 이상이 필요할 경우엔 간첩인지 여부도 심사하겠다는데요.
유학생 압박에 가까운 규제의 내용과 배경을, 나세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 정부의 새로운 비자 규정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은 이제 원칙적으로 최대 4년까지만 미국에 머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입국할 때부터 출국해야 할 날짜가 정해집니다.
지금까지는 학업을 마칠 때까지 사실상 무기한 체류할 수 있었는데, 이 제도를 40여 년 만에 폐지한 것입니다.
박사 과정 등 학업에 4년 이상이 필요할 경우 이민당국이 직접 간첩인지 아닌지 국가안보 심사를 하고, 비자 사기인지도 조사해 체류 연장 여부를 결정합니다.
여기에 대학원생은 원칙적으로 전공도, 학교도 바꿀 수 없게 됩니다.
학부생은 최소 1학년 과정을 마쳐야 전공과 학교를 바꿀 수 있습니다.
유학생 비자로 미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모두 1백80만여 명.
미국 정부는 35년 동안 무용 학교 학생으로 체류하는 사례 등 2천1백여 명이 15년 이상 학생으로 머물고 있다며 유학생 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국토안보부는 1년 전부터 유학생 간첩과 비자 사기 사례들을 공개하면서 여론을 조성해 왔습니다.
[토드 라이언스/이민세관단속국 국장대행 (지난 5월)]
"우리는 (유학생 프로그램의) 간첩 활동, 생물학적 위협, 지식재산권 절도, 비자 및 고용 사기 사건들을 확인했습니다."
허술한 유학생 관리를 강화한다는 명분이지만, 실제 이면엔 외국인들이 미국인들의 대학 교육 기회를 빼앗고, 급진적 사상을 퍼뜨린다는 극우 성향 트럼프 지지층의 외국인 거부 정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엔 하버드 대학교의 유학생 유치 자격을 박탈하고, 유학생 수천 명의 비자를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작년 5월, 백악관)]
"미국에도 하버드와 다른 대학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거기 있으니까 그 사람들이 입학을 못하는 거예요."
새 비자 규정에 따라, 외국 언론사의 기자들 역시 여덟 달마다 취재 활동 내역을 심사받은 뒤 체류 기간을 연장해야 합니다.
새 규정은 공개 60일 뒤인 9월 중순 본격 시행됩니다.
유학생을 지원하는 국제교육자협회는 "불필요하고 잘못된 조치"를 통해, "불확실성과 두려움을 주입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