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노'체>
어법과 무관하게 '-노'를 붙이는 것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언어 습관이 아니라, 노골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고 모욕하기 위해 만든 노골적인 혐오 행동입니다. 그것은 단순한 '표현'을 넘어선 '행동'입니다.
예전에는 그렇게 어법에 맞지 않게 말끝마다 '-노'를 붙이는 애들을 보면 "쟤 일베구나" 하면 전혀 틀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노'를 쓴다고 해서 일베인지 아닌지 구분하기가 어려운 일이 가끔 생깁니다. 일베 아닌데도 의미없이 '-노'를 붙이는 사람들이 애나 어른이나 많아진 것입니다.
이번에 얘기된 거제 출신 아이돌이라는 분은 일베가 아닐 겁니다. 그걸 최초에 지적한 분도 그 아이돌이 일베라고 지칭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일베의 혐오 행동이 아무 뜻도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일반화되고 있는 현상을 짚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해당 아이돌을 불문곡직 일베로 모든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의 '원조' 격인 전 모 연예인도 지금 그 누구도 그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래서 더 심각한 겁니다. 이것은 마치 나치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티셔츠에 나치 문양을 박고 돌아다니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나치 문양이 박힌 티셔츠를 입고 다닌다고 해서 그가 바로 나치 추종자인 것은 아닙니다. 그에게 다짜고짜 "너 나치주의자야?" 하고 따질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게 아무 문제 없는 일이고 그냥 내버려둬야 하는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또 한 번 더 심각한 것은 '-노'체가 일베에서 유래된 노무현 대통령을 특정한 혐오 행동이라는 것조차 모르는 어른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어째 그럴 수 있을까 싶지만 하는 얘기들을 들어보면 정말 모르는 것 같습니다.
어떤 방송 진행자는 "일베에서 '-노'를 쓰니까 안 된다고 하면, 일베에서 '이랬니? 저랬니?라고 쓰면 그것도 쓰지 말아야 되냐"라는 너무 한심해서 어이가 땅을 파고 들어가는 소리도 하더군요. 그거는 일베에 대해 모르는 정도가 아니라 일베에 대해 단 한 번도 관심조차 가져본 적 없는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소리입니다.
일베 대응도 사실 거의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일베에 대응하기 전에 사람들에게 일베가 뭔지 알리는 일부터 시작해야 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