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소비자 기만” 판단…과징금·검찰 고발
1차 사건 합의부 이송·2차 사건 이송 결정
차주 10명, 3차 소송 이달 중순 제기 예정
사진과 기사는 관련 없음.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지난 2024년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모델 EQE 화재 이후 차주들이 벤츠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담당 재판부가 단독에서 합의부로 바뀌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벤츠의 허위 광고가 있었다고 판단하자 차주들이 청구액을 늘렸기 때문이다.
다른 차주들도 추가 소송을 예고해 소송전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5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 민사904단독 김지향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박모씨 등 벤츠 EQE 차주 24명이 벤츠 독일 본사와 벤츠코리아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사건을 같은 법원 민사17부(부장 장지혜)로 보냈다.
박씨 등은 지난달 4일 총 청구액을 기존 2억원에서 약 17억원으로 올리는 내용이 담긴 취지 및 원인 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
2024년 11월 정모씨 등 27명이 벤츠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심리하는 중앙지법 민사921단독 박정우 부장판사도 변경신청서를 검토한 뒤 지난달 30일 이송 결정을 내렸다.
앞서 2024년 8월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벤츠 전기차 모델 EQE 차량 화재가 발생했다.
벤츠 전기차 화재 사고를 수사한 인천경찰청은 같은 해 배터리 팩 외부 충격에 의한 발화 가능성 등을 확인했을 뿐 정확한 원인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벤츠 전기차 화재 이후 전기차 소비자들은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를 살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비롯해 주요 자동차 업체는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국토부) 역시 전기차 배터리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제도 마련에 나섰다.
박씨 등 벤츠 제조 차량 차주 24명은 대부분 EQE 차종에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가 장착됐다는 사실을 벤츠가 숨긴 채 글로벌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이 공급한 것처럼 허위 고지했다며 같은 해 10월 소송을 제기했다.
1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지난해 5월과 7월, 10월, 올해 3월 각 변론기일이 진행됐다.
벤츠 측은 소송에서 배터리 관련 허위 광고를 한 주체가 제조사와 판매사, 딜러사 등 피고 중 누구인지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4년 8월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주변 차량들이 불에 탄 모습. [연합]
그러던 중 소송은 지난 3월 공정위가 벤츠 독일 본사와 벤츠코리아를 상대로 과징금 112억3900만원을 부과하기로 하고 두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공정위는 벤츠가 배터리 셀 정보를 은폐하고 누락해 소비자를 속인 것이라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벤츠가 EQE 및 EQS 전기차 상당수 모델에 파라시스 배터리 셀이 탑재됐는데도 이를 누락·은폐한 채 마치 모든 전기차에 세계 1위 배터리 셀 제조사인 CATL 제품이 탑재되는 것처럼 ‘차량 판매 지침’을 만들어 딜러사에 배포해 영업 시 활용하게 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했다”라고 판단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109조는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가 법을 위반해 피해를 입은 자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피해자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고 규정한다.
공정위는 피해 차주들이 공정위 제재를 근거로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피해 구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공정위 판단에 따라 박씨 등 24명은 총 청구액을 기존 2억원에서 약 17억원으로 확장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냈다.
대법원규칙인 ‘민사 및 가사소송의 사물관할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소송목적의 값이 5억원을 초과하는 민사사건은 합의부가 제1심으로 심판한다.
정씨 등 27명도 총청구액을 기존 2억5000만원에서 약 24억원으로 확장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제출했고 담당 재판부는 이송 결정을 내렸다.
2차 손해배상 소송 사건 역시 조만간 합의부로 이송될 것으로 보인다.
두 사건 모두 합의부에서 심리하게 된 셈이다.
벤츠 다른 차주들도 공정위 판단에 따라 이달 중순께 추가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벤츠로서는 소송전이 확대되는 셈이다.
벤츠 차주들 변호인인 하종선 법률사무소 나루 대표변호사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달 중순께 차주 10명이 3차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제조·판매업자가 전기차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를 누락·은폐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를 공정위가 처음 제재한 사례인 만큼 향후 세 사건에 대한 법원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첫 손해배상 사건을 이송받은 중앙지법 민사17부는 조만간 변론기일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정위 고발에 따라 벤츠는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공정위는 벤츠 본사와 벤츠코리아가 부당하게 경쟁사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했다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대검은 해당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나희석)에 배당했다.
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공정위 기록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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