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익산, 그리고 광주까지...
80년 전, 꺼져가던 대한민국의 마지막 불씨를 온몸으로 살려내신 분들을 만나 뵙고 있습니다.
6.25 참전용사분들과 처음 인연을 맺었던 2019년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처음 카메라를 들고 이 작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8만 분 넘게 살아계셨던 영웅들이, 이제는 전국에 약 2만 3천 분밖에 남지 않으셨습니다. 그중 스스로 거동하실 수 있는 분들을 헤아려보면 고작 1만 분 남짓일 것 같습니다. 시간이 너무나 야속하게만 흐릅니다.
'먼저 떠난 전우들 곁으로 가시기 전에, 내가 이 카메라로 무엇을 더 해드릴 수 있을까...'
가슴을 파고드는 수많은 질문과 고민을 품은 채, 오늘도 저는 경건한 마음으로 셔터를 누릅니다. 제 렌즈에 담긴 당신들의 미소가, 남은 삶 동안 오직 행복한 기억으로만 머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요.
내일은 다시 목포를 거쳐 강진, 장흥, 진안을 돌고, 저 멀리 인제까지 올라갑니다.
영웅들의 시간이 다하기 전에, 한 분이라도 더 그 고귀한 모습을 기록하기 위한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분들의 남은 여정이 부디 평안하고 행복한 시간으로만 가득하시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