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쥐고 쓰러져도‥'용차비' 무서워 병원 못 가

유머/이슈

가슴 쥐고 쓰러져도‥'용차비' 무서워 병원 못 가

최고관리자 0 13 08.26 04:57

[앵커]

일을 하다 다친 배송기사에게, 대체 인력 비용 이른바 '용차비'를 떠넘기는 쿠팡의 불공정 조항 보도해 드렸죠.

'택배 없는 날'에도 쿠팡의 로켓배송은 멈출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쓰러져 119에 실려 가고도 용차비 부담에 다시 일을 나갈 수밖에 없는 건데요.

대리점들은 이 모든 건 배송률을 못 채우면 구역을 날려버리는, 본사의 '클렌징' 압박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차주혁 노동전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제기동, 쿠팡에선 '614 라우터'로 불립니다.

614 라우터 A·D 구역은 박경민 씨, B·C 구역은 이남우 씨 담당입니다.

박경민 씨가 배송 중 골절상을 입자, 대리점은 대체 인력 '용차'를 투입했습니다.

그래도 일손이 모자라자 대리점은 이남우 씨의 휴무도 하루 줄였습니다.

[이남우/쿠팡 ㅁㅁ대리점 근무]
"옆에 하시는 분이 부상을 당해서 못 나오는 거 용차비로 다 내고 있는 걸 아는데, 그걸 '난 못하겠다. 저 이틀 쉬어야겠다'라고 말을 못해요."

그런데 박경민 씨 사고 닷새 뒤, 이남우 씨도 배송 도중 가슴 통증으로 쓰러져 119에 후송됐습니다.

부정맥 진단을 받고 외래 진료를 잡았지만, 용차비가 아까워 제때 가지 못했습니다.

[이남우/쿠팡 ㅁㅁ대리점 근무]
"'용차'를 써야 되는데 그건 어차피 제 돈을 내야 되는거니까 '그냥 다음에 평일에 쉴 때 가지 뭐' 해서 딜레이를 시킨 거거든요."

결국 3주 뒤 다시 119.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사이 상태는 악화됐고, 끝내 심장판막을 교체하는 큰 수술로 이어졌습니다.

[이남우 씨 아내]
"수술하시는 의사분이 '무슨 일 하시냐'고 그래서 '택배한다' 그랬더니 '아~' 이러시더라고요."

당장 수술비 8백만 원이 급해, 대리점에 밀린 수수료 1천여만 원을 정산해 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끝내 돈을 받지 못해, 빚까지 내야 했습니다.

[이남우/쿠팡 ㅁㅁ대리점 근무]
"회사에 전화를 했더니 '용차비' 정산이 돼야 된다. 사람 구할 때까지 제 돈을 다 까는 거야."

CJ대한통운 등 주요 택배사 계약서엔 '용차비'라는 용어 자체가 없습니다.

2021년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로, 표준계약서를 도입하면서 불공정 약관을 없앤 겁니다.

당시 쿠팡은 택배사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이 합의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쿠팡 대리점은 전국 500여 곳.

MBC가 확보한 쿠팡 대리점 계약서 10건 중 8건에 '용차비는 배송기사가 부담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대리점들은 쿠팡 본사의 배송구역 회수, 이른바 '클렌징' 압박이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항변합니다.

할당된 배송률을 채우지 못하면 언제든 구역을 잃을 수 있다는 겁니다.

[대리점 관계자/박경민 씨 통화 녹취 (음성변조)]
"<아직도 '클렌징'이 있는 건가요?> 그럼요. 쿠팡 자체에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저희가 왜 다치신 분한테 용차비 얘기를 하면서, 저희가 그렇게 할 필요가 없는 거죠. 쿠팡 CLS에서 라우터(배송구역)를 '클렌징' 시키면 저희는 라우터 날리는 수밖에 없잖아요."

쿠팡은 '언제든 쉴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쉬려면 돈을 내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8월 14일 '택배 없는 날'에도 멈추지 못한 노동, 쿠팡 614 라우터에서 그 모순이 드러났습니다.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9995 왜 36도가 더운거임? 최고관리자 08.27 38
19994 원장님이 버선발로 뛰처나온다는 고객 최고관리자 08.27 38
19993 강아지와 고양이 혀 크기 차이.jpg 최고관리자 08.27 44
19992 호주, 16세미만은 유튜브도 금지 최고관리자 08.27 17
19991 50kg를 걸어도 끊어지지 않는 튼튼한 밧줄이 필요해요 최고관리자 08.27 19
19990 제모를 하면 안 되는 이유--모기 .mp4 최고관리자 08.27 12
19989 국중박 입장료 안 받는 이유 최고관리자 08.27 30
19988 경찰, '모욕 글 증거인멸 의혹' 메디스태프 기동훈 대표 송치 최고관리자 08.27 14
19987 초등교사가 애들사진 안찍어주는 이유.jpg 최고관리자 08.27 14
19986 별반차이없네 외국이나 자전거 사고.mp4 최고관리자 08.27 14
19985 짓궂은 주인.mp4 최고관리자 08.27 23
19984 해탈.mp4 최고관리자 08.27 8
19983 잘 놀아주는 집사.mp4 최고관리자 08.27 13
19982 당직 근무 안한다는 복귀 전공의 최신 근황.jpg 최고관리자 08.27 12
19981 속이 답답... 소화에 좋은 식품들 최고관리자 08.27 27
Category
반응형 구글광고 등
State
  • 현재 접속자 136 명
  • 오늘 방문자 1,109 명
  • 어제 방문자 1,544 명
  • 최대 방문자 2,535 명
  • 전체 방문자 209,162 명
  • 전체 게시물 54,070 개
  • 전체 댓글수 0 개
  • 전체 회원수 69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