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frica.businessinsider.com/local/lifestyle/4-african-countries-get-official-hometowns-in-japan-under-new-exchange-initiative/d0r3kcd?utm_source=chatgpt.com
일단 한국언론에도 보도가 된 사실인데, 지난 2025년 8월 20일부터 23일까지 요코하마에서 9th Tokyo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frican Development (TICAD 9)가 열렸습니다. TICAD는 1993년부터 정례화된-매년 열리는 건 아니고- UNDP와 일본정부,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협력체입니다. 짐작하듯이 국제협력과 자원외교를 위한 일본정부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TICAD 9에서 좀 당황스러운 내용이 흘러나옵니다.
이른바 아프리카 홈타운 프로젝트. 정확한 영문명은 JICA African Hometown intiative입니다. 참고로 JICA는 한국의 코이카의 롤모델입지요. ODA 비중, 즉 한 나라의 대외원조 통로를 단일화해서 정부의 통제력을 높이고 유엔의 ODA 통계치를 끌어올려서 '국격'을 높이겠다는 거지요. 코이카도 마찬가지 역할이고요.
그런데 JICA 아프리카 홈타운 프로젝트 내용이 심상치 않습니다. 일본의 네 개 도시-치바현의 키사라즈, 야마가타현의 나가이, 니가타현의 산조, 에히메의 이마바리-를 각각 나이지리아, 탄자니아, 가나, 모잠비크의 제2의 고향으로 육성해서 JICA를 통한 일종의 산업연수생 제도를 활성화하겠다는 겁니다.
좀 당황스럽죠. 예컨대 한국의 태백, 완도, 나주, 김해를 나이지리아, 탄자니아, 가나, 모잠비크에서 일정한 숫자의 산업연수생 지역으로 지정해서 해마다 일정수의 이주민-물론 연수생 신분이니 영주권 따위는 없습니다.-을 받겠다고 하면 난리가 나겠죠.
여기에 나이지리아 쪽에서-정확히 말하면 나이지리아 대통령궁 고위관리- 특별비자까지 발급할 예정이라고 말해버립니다. 이건 굉장히 의미가 큽니다. 특별비자와 임시비자는 좀 성격이 달라서 특별비자라면 경우에 따라서는 사회복지제도까지 열려버릴 수 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화들짝 놀란 일본외무성에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발표해버립니다.
https://www.mofa.go.jp/press/release/pressite_000001_01599.html?utm_source=chatgpt.com
일단 좀 놀랍긴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일본정부의 일관된 정책의 일부로 판단됩니다. 일본정부는 점진적으로 한국만큼이나 엄격한 이민규제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여전히 규제완화에는 관심이 없지만 지난 2024년부터 갑자기 일본의 정책기조가 바뀝니다. 이에 관해 Havard International Review에서 이를 다른 아티클을 싣기도 했지요.
https://hir.harvard.edu/improved-immigration-japan/?utm_source=chatgpt.com
인구학적 위기에 대하여 일본정부가 내놓은 해법이 바로 이민국가로의 전환이라는 겁니다. 뭐, 어쩔 수 없지요. 일단 일본은 인구학적 위기에 대해서 한국보다 먼저 앞서서 싱가포르 모델을 따르고 있었습니다. 출산 인센티브 제도이지요. 하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천문학적 돈을 쏟아부어도 출산율은 9년째 하락추세입니다. 그래도 우리보다는 낫지요. 걔네는 1.15입니다. 우리는 그나마 올라서 0.7-기억에 의존해서 대충 이수치-이고요. 결국 싱가포르 모델이 유효하지 않다면 남은 선택지는 이민국가로의 전환 뿐이지요. 2024년 일본 정부는 이를 확인시켜주었고요.
하지만 이런 식의 급격한 이민정책은 매우 매우 부작용이 큽니다. 스웨덴에서 이런 일을 벌였다가 지금 헬이 터졌지요. 왜냐? 한 사회의 인구비를 건드린다는 것은 수천년 동안 자연스럽게 형성된 사회에 굉장한 충격을 주는 것입니다. 그래도 충격을 주어서라도 인구소멸을 막겠다면 1)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2) 완만한 사회변화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며 3) 무엇보다 사회적 비용에 대한 계산과 대안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그래도 부족하죠.
그런데 지난 8월 덜컥 일본정부가 JICA 아프리카 홈타운 프로젝트를 흘려버린 겁니다. 그 결과...
난무하는 시위와 선동, 혐오발언... "JICA는 일본을 떠나라." "우리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에게 강간당할거다." "에볼라 퍼스트 정책이냐." "시민안전은 밥말어먹었냐." 온갖 참신한 드립들이 흥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에볼라 퍼스트 드립이 상당히 입에 붙네요.
아무튼 JICA 아프리카 홈타운 프로젝트는 그 필요성은 인정은 되나 굉장히 무리하면서도 섣부르며 일본의 맛이 간 관료제의 정점을 찍는 정책인거 같습니다. 뭐, 한국도 비슷한 흐름이 시작되고 있죠. 일본은 대놓고 인구소멸에 대한 대책으로 이민정책을 제시하고 있는 것에 반해서 한국은 정치인들이 다들 침묵하면서 오세훈과 나경원, 눈치없는 두 정치인이 요상한 방식으로 입털고 있고요.
한국이나 일본이나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비슷한 인구학적 과제를 앞두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학자들은 이런 극단 사례에서는 싱가포르 모델이나 이민국가 모델, 양자 선택만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고요. 아직까지는 말입니다. 아무튼 강건너 불구경 하기에는 우리집도 타고 있는 형편이지만 정책추진에서 이러한 아마츄어리즘은 없으면 좋겠다고 기대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