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스라엘 수도에서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전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스라엘 국민들조차 네타냐후 총리가 2년 가까이 이어가고 있는 이 전쟁에 반대하는 건데요.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 전쟁이 '성경의 뜻'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이덕영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광장이 수십만 인파로 가득 찼습니다.
가자 전쟁 중단을 촉구하며 이스라엘 전역에서 모인 시민들입니다.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로, 5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됩니다.
[아디/시위 참가자]
"침묵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이스라엘인은 전쟁에 반대합니다. 가자지구 파괴에 반대합니다."
[하비스/시위 참가자]
"우리는 가자 주민들이 걱정됩니다. 그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원합니다."
가족들이 인질로 잡혀 돌아오지 못하는 것도 네타냐후 때문이라고 분노했습니다.
[에이나브 잔가우커/인질 어머니]
"우리는 인질을 구하고, 이스라엘 군인을 구하고자 일어섰습니다. 전쟁의 종식,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돌려줄 것을 요구합니다."
시위대 일부는 도로를 점거한 채 타이어를 쌓아 불을 지르는가 하면, 장관들의 집을 찾아가 종전과 인질 석방을 외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나라 안팎의 종전 요구는 아랑곳없이 가자를 이스라엘 땅으로 만들 계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
"가자가 더 이상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우리는 임무를 완수하고 하마스를 제압해야 합니다."
특히 성경에 나오는 '약속의 땅', 이른바 '대 이스라엘'을 꿈꾼다며 "유대인 후세를 위한 영적인 사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스라엘 왕국을 건설하는 데 가자 점령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스라엘군은 어제부터 가자 북부 주민들에게 텐트 등 피란 물품을 배급하며 점령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이스라엘 총참모장은 "주민 이주는 두 달도 안 걸릴 것"이고 이주가 끝나면 "포위하고 진입해 점령할 것"이라며, 사실상 두 달 뒤 군사작전을 예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럽연합에선 뒤늦게 '네타냐후 자체가 문제'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국민도 납득하지 못하는 이른바 '성전'에서, 지금까지 6만 2천 명 넘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베를린에서 MBC뉴스 이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