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주요 산업 경쟁력을 점검하는 시간.

오늘은 위기에 직면한 반도체 산업을 살펴봅니다.

30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켜온 '메모리 반도체'는 중국에 맹추격 당하고 있고, AI시대, 급성장 중인 '시스템 반도체'는 대만과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우리 반도체 업계에 지금 필요한 건 뭔지, 오해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83년 본격 시작된 우리 반도체 산업.

처음에는 반제품 조립 수준에 불과했지만 삼성전자가 D램을 생산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본격 뛰어듭니다.

[고 이건희/삼성 선대회장(1993년)]
"국제 경쟁력, 어느 나라에 가도 살아남을 수 있는 건 단 한 가지 반도체, 그것도 메모리 한 가지다."

2007년 애플의 아이폰 출시로 시작된 '모바일 혁명'.

삼성전자는 자사 전자 제품뿐만 아니라, 전 세계 IT 기업에 반도체를 대규모로 공급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합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TV에 100개, 로봇청소기에 30개, 휴대폰에 70개가 들어있을 정도로 반도체는 우리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인공지능시대가 본격 도래하면서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HBM 수요가 급증했고, 이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최태원/SK회장 (2024년 SK AI서밋)]
"LLM은 (인공지능은) 아주 막대한 양의 연산을 요구를 합니다. SK와 엔비디아는 함께 협력해서 이 노력을 해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하지만 점유율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강점을 보이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줄고 있는 반면 AI 시대를 맞아 정보를 취합해 사고하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는 대만 TSMC.

삼성전자가 업계 2위지만, TSMC와의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어, 기술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이종환/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
"파운드리는 고객이 수주를 줘야 되거든요. 미국 내에 투자를 통해서 관세도 피하면서 투자를 통해서 미국의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확대해야 되는…"

반면 1등을 지켜야 하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국가 차원의 지원에 나선 중국이 매섭게 추격해 오고 있습니다.

반도체 제조 기술 가운데 패키징을 제외한 4개 분야는 이미 중국에 밀렸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라, 우리도 압도적 기술력 확보를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준/산업연구원 경영부원장]
"반도체 경쟁의 핵심은 적기 투자와 적기 생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력이나 용수공급 등이 반도체 생산 스케줄에 맞게 공급될 수 있도록…"

최근 미국이 반도체 품목 관세 예고에 이어 우리 기업의 중국 공장에 최신 장비를 반입할 때마다 허가를 받도록 규제를 강화한 것도 우리 반도체 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MBC뉴스 오해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