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몸을 이끌고 김포 공항으로 향하는 길.
버스가 다니지 않는 시간이라 택시를 타고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해 보는 업무이기도 하지만,
매일 새벽 4시 이전에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조금씩 몸과 마음이 지쳐갔습니다.
새벽마다 공항으로 향하는 제 얼굴에는
피곤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고, 누가 보아도
즐거운 출근길은 아니었습니다.
그때 기사님이 백미러 너머로
조용히 말을 건네셨습니다.
“저도 손님 같은 아들이 있습니다.
많이 힘들죠? 그래도 참고 일하다 보면,
언젠가는 이 길을 일 말고 여행으로
다시 오게 될 거예요.”
작은 불빛 하나가 긴 어둠 속에 켜지는 듯
그동안 힘들었던 저의 마음도 환하게
밝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날 이후 새벽길은
조금 덜 지친 얼굴로,
조금 더 단단한 마음으로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정말로 그 길을
‘일터’가 아닌 ‘여행길’로 가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그때 그 기사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였습니다.
아주 흔한 말이고 때로는 너무 쉽게 내뱉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 말에 담겨 있는 의미는
대단히 무거운 것입니다.
너무도 힘들어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기적과 같은 반전을 줄 수 있는
엄청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담긴 말 한마디,
진심이 담긴 손짓 하나로
절망을 희망으로 만드는 기적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말도 아름다운 꽃처럼 그 색깔을 지니고 있다.
– E.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