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정부는 먼저 협상을 끝낸 일본과 유럽만큼은 관세를 내려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고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결국 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성공했고, 내용을 들여다보면 일본, EU와 비교해 적어도 나쁘지 않고,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조건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우리 정부는 앞서 협상을 마무리한 일본, 유럽연합과 똑같은 상호관세 15%로 협상을 타결했습니다.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제시한 대미 투자 금액은 한국 3천5백억 달러, 일본 5천5백억 달러, 유럽연합은 6천억 달러.
국내총생산, GDP와 비교하면 한국이 18.7%, 일본이 13.7%로 한국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는 한국이 660억 달러, 일본이 685억 달러로 비슷합니다.
비슷한 무역 이익을 보고도, 더 적은 투자로 재정 부담은 줄인 것이라고 정부는 평가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투자액 중 1천5백억 달러는 조선 협력 전용 펀드인데,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한국 조선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거란 기대가 나옵니다.
[정규철/KDI 경제전망실장]
"관세를 더 낮췄다면 대신 우리도 더 많은 양보를 해야 했기 때문에 그런 걸 감안했을 때 우리 경쟁국들하고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정도로 목표할 수 있는 수준을 달성한‥"
한국은 농축산물 시장 방어에 성공했습니다.
일본은 쌀 수입량을 늘리기로 했고, 호주는 미국산 소고기를 전면 수입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쌀과 소고기 등 민감 품목을 지켜냈습니다.
의약품과 반도체 품목에서 '최혜국 대우'를 보장받은 것도 성과입니다.
앞으로 품목 관세를 매길 때 유럽연합이나 일본 등보다 불리하지 않게 대우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철강 분야는 여전히 과제로 남았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 유럽연합 모두 50% 관세가 유지됐지만, 상황은 조금 다릅니다.
미국 US스틸을 인수한 일본은 미국산 철강을 바로 생산할 수 있고, 유럽연합은 관세 없이 수출할 수 있는 쿼터 확보를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내 철강업계 1, 2위 업체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미국 공장을 짓고 있지만 2029년에야 가동이 가능해 당분간은 50% 관세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MBC뉴스 조건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