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참....
https://v.daum.net/v/20250918094440676
지난해 4월 명륜진사갈비 점포를 낸 A씨는 약 4억원의 창업 비용 중 1억5000만원을 명륜당의 관계사인 대부업체로부터 빌렸다.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모자란 창업 비용을 빌려주겠다는 명륜당 영업사원의 설명에 점포를 낼 상가 계약까지 마치고 만난 대부업체는 연 15% 금리가 적힌 계약서를 내밀었다. A씨의 아내를 연대보증인으로 세우라고도 했다. 다른 선택지가 없던 A씨는 대출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17일 본지가 확보한 대출 계약서에 따르면 명륜당이 관계사를 통해 주선한 대출의 상환 구조는 남달랐다. 무한리필 돼지갈비 프랜차이즈인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할 때 꼭 필요한 돼지갈비를 납품받으려면 원금과 이자도 같이 상환해야 했다. 예를 들어 한 박스에 납품가가 12만원인 돼지갈비를 주문하려면 4만원을 추가 결제해 원리금을 갚는 구조다. 일명 '물대(물품 대금) 상환' 방식이다.
명륜당은 가맹점주들이 돼지갈비를 주문할 때마다 함께 상환한 대출 원리금을 예수금 항목으로 갖고 있다가 예수반환 처리를 해 대부업체들에 다시 넘겨주고 있다. 가맹본사인 명륜당이 직접 채권 회수 역할을 담당하며 관계사인 대부업체들과 함께 대부업 비즈니스의 한 축으로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명륜당의 대주주는 사실상 대부업체 실소유주로 대부업체의 실질적인 경영상의 결정에도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명륜당의 이런 사업 구조가 대부업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본다. 명륜당이 프랜차이즈 사업에 꼭 필요한 재료를 주문할 때 빚을 강제로 갚게 하는 구조까지 짜놓은 건 가맹본사 자체가 등록 없이 대부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명륜당 가맹점주들을 대리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최소현 법무법인 랜드마크 변호사는 "명륜당은 특수 이해관계자인 10여개 대부업체를 활용해 사실상 대부업을 하고 있다"며 "이런 행위는 대부업법 위반 소지가 있는 위법 행위이자 탈법 행위로 유사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명륜당 측은 가맹점에 자금을 직접 대여한 주체는 합법적 절차에 따라 등록한 대부업등록법인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물대 상환 방식은 점주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했고, 매출이 떨어진 가맹점주들에겐 이자를 탕감해주기도 했다고 항변한다. 명륜당 관계자는 "명륜당과 관계사인 대부업체는 수익 추구가 아닌 가맹점주를 돕기 위한 목적으로 금융 지원을 하고 있고, 대손충당금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수익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명륜당은 강제 빚 상환 창구로 쓰고 있는 돼지갈비를 협력사로부터 구입할 때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서 빌린 자금을 사용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명륜당은 지난해 말 기준 약 690억원을 산업은행에서 운영·시설 자금 명목으로 빌려 협력사로부터 돼지갈비 원육을 매입하는 데 사용했다. 이렇게 매입한 원육은 식재료 판매를 명분으로 가맹점주들의 대출 원리금 상환을 강제하는 수단이 됐다. 산은에서 연 3~4%대 저리로 빌린 돈을 직간접적으로 대부업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데 활용한 것이다.
명륜당은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순자산(837억원)보다 많은 882억원을 명륜당 관계사인 대부업체에 빌려주면서 자금이 부족하다며 산은에서 대출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산은은 대출금이 용도와 달리 사용되는지를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이를 즉시 상환받아야 한다. 하지만 명륜당의 경우 용도 외 사용으로 볼 수 없다는 게 산은의 입장이다.
신용보증기금도 명륜당의 사업을 뒤에서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신보는 명륜당이 시중은행에서 2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때 보증을 서줬다. 신보는 "명륜당은 해외 진출을 통해 한식의 세계화를 도모하는 신성장동력 산업 영위 기업으로 고부가가치 식품 사업을 하고 있어 보증을 서게 됐다"고 박 의원실에 설명했다. 무한리필 돼지갈비 프랜차이즈를 고부가가치 식품 사업으로 보고 명륜당의 사업을 신보가 도와주고 있다는 얘기다.
명륜당은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이런 대부업 비즈니스 구조를 고지하지도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도 이번 사안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명륜당 관련 프랜차이즈 내부 거래 문제는 상당히 심각해 보인다"며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해 위법사항을 발견하면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박 의원실의 관련 질의에 "(명륜당의 대부업 구조는) 금융위원회 등록 대부업체에서 확인된 바 없는 특이 사례"라고 평가했다.
명륜당 관계자는 "가맹사업법을 준수해 정보공개서에 공개해야 하는 내용은 모두 공개했다"며 "산은 차입금과 대부업 자금은 회계·거래 구조상 별개의 흐름이며, 대출금이 대부업에 전용된 사실도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