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30개국 유치 목표 '빨간불'
박람회 후원사도 농협 등 2곳 뿐
입장권 300만개 팔아 120억 수익
목표 현실성 있나…재정적자 우려
市 "참가국 유치 기간 연장 검토"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주행사장이 위치한 여수 개도 전경. 여수시 제공
전남 여수시가 총사업비 676억 원을 들여 준비 중인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가 '동네 잔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람회 개최를 1년 앞두고 참가국이 10여 곳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2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는 여수세계박람회 참가국 유치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시는 세계 최초 '섬'을 주제로 한 박람회를 내세워 최소 30개국이 참여하는 국제행사로 개최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그러나 시가 거둔 실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각 나라마다 전시관 운영비 및 참가 인원 지원비 명목으로 1억 원의 인센티브를 제시했지만, 최소 목표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 상태다.
현재 섬 박람회 참여 의사를 밝힌 국가는 필리핀 세부섬, 일본 고치현, 그리스 이오니아와 산토리니, 프랑스 코르시카, 페루, 동티모르, 팔라우, 세네갈, 마다가스카르, 피지, 케냐, 중국 저우산시 등이다.
오는 9~10월쯤 협정이 예정된 베트남 꽝닌성을 합치더라도 13개국에 불과하다.
수준 미달의 준비 상황에 기업들도 후원사 참가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2012년 여수엑스포 당시 시가 유치한 후원 기업은 현대자동차그룹, 대우조선해양, 제일모직, 아시아나항공, 롯데칠성음료, NHN 등 19곳에 달했다.
이들은 공식 후원사로 홍보 활동을 펼치는 대신 각각 수십억 원어치 입장권을 구매했다.
그러나 시가 올해까지 유치한 기업 후원금은
농협 등 2곳에서 받은 2억 5,000만 원이 전부다.
저조한 실적은 막대한 재정 적자로 이어진다.
시는 최근 심각한 재정난으로 인해 수백억 원대 국비를 확보하고도 시비가 없어 현안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형편인데, 관람객 300만 명에게 120억 원어치의 입장료로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을 전제로 박람회를 준비해 왔기 때문이다.
국제행사로 흡인력이 떨어지면 관람객 수도 줄어들고, 이는 재정 악화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시는 지난 2012년 여수엑스포 때에도 입장객 800만 명에 입장료 수익 1,800억 원을 예상했지만, 입장객이 미달하자 뒤늦게 '지자체의 날' 등 이벤트를 계획해 입장권(3만 3,000원)을 대폭 할인하거나 학생을 대거 동원했다.
결국 관람객을 끌어모을 '킬러 콘텐츠'가 절실하지만, 행사 1년을 앞둔 다음달 5일쯤 구체적인 준비 상황을 공개한다는 점도 논란이다.
이미 2021년부터 섬박람회 개최를 공식화했지만, 지난 2023년 8월 종합기본계획을 공개한 게 전부다.
실제 콘텐츠를 구체화하는 절차에 착수한 것은 5월이며, 아직 용역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프로그램 내용을 밝히기를 꺼리고 있다.
지역에선
"수년간 준비 기간이 있었는데 도대체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인근 순천시가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기획 단계부터 '정원도시'라는 명확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3대 킬러콘텐츠를 먼저 밝히고,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조직위원회를 꾸려 행사를 전개한 것과 대조적이다.
섬박람회 준비 과정을 지켜본 여수시의회 A의원은 "한마디로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여수시민에게는 빚만 남기고, 결국 보여주기식 행사로 끝날 것"이라고 토로했다.
여수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여수시가
2012년 엑스포 성공 경험이 있다고 하지만,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
글로벌 기업 후원도, 참가국 열기도 없는 상태에서 시 재정만 소진될까 걱정"
이라고 질타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다양한 국가들과 유치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참가국 모집 기간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여수 석유화학산단의 경영 악화가 저조한 후원금으로 이어진 측면도 있다"고 해명했다.
670억 쏟은 여수세계섬박람회 '동네 잔치' 전락 위기… 참가국 12개 불과
망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