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테이블코인 '테라' 발행과 관련한 사기 혐의로 미국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권도형 씨가 기존 입장을 바꿔서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형량을 낮추기로 합의했습니다. 권 씨가 미국에서 일정 기간 형기를 채운 뒤 우리나라로 송환될 가능성도 열렸습니다.
원종진 기자입니다.
[기자]
스테이블코인 테라를 발행해 운용하면서 수많은 투자자 피해를 유발해 미국에서 재판에 넘겨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현지시간 11일 뉴욕 남부연방법원 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권 씨는 이날 법정에서 "투자자들에게 거짓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설명을 했다"며 "내 행위에 사죄하고 싶고, 나는 내 행위에 완전한 책임을 진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검찰은 유죄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형량을 깎아주는 제도인 '플리 바겐'에 따라, 권 씨를 추가 기소 하지 않고 최대 12년 형만 구형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미국 법무부는 권 씨가 최종 형량의 절반을 복역하고 플리바겐 조건을 준수하면, 한국행 신청을 승인하기로도 했습니다.
권 씨가 한국행을 신청하게 되면 형기의 절반을 한국에서 살게 될 수도 있게 된 겁니다.
권 씨는 미국과는 별개로 한국 검찰에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된 상태입니다.
앞서 권 씨는 지난 2023년 3월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된 직후, 증권사기와 시세조종 공모 등 모두 8개 혐의로 미국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본재판에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권 씨는 최대 130년형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권 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12월 11일 열릴 예정인데, 판사 재량에 따라 검찰 구형량인 12년형보다 높은 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