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0일 부산 기장군 일광읍 한 은행에서 A씨가 고객과 직원을 위협하던 모습./사진=뉴스1
생활고에 시달려 아들의 장난감 물총을 들고 은행털이를 시도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6일 뉴스1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박운삼)는 강도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검찰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이 선고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보호관찰, 사회봉사 120시간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 2월 10일 오전 10시58분쯤 부산 기장군 일광읍 한 은행에 들어가 돈을 탈취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시 마스크와 털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A씨는 공룡 모양 장난감 물총에 검은 비닐봉지를 씌워 권총인 것처럼 위장해 은행에 있는 고객과 직원 10여명에게 밖으로 나가라고 소리쳤다.

이후 한 직원에게 여행용 가방에 5만원권 지폐를 모두 담으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다른 곳을 보자 50대 남성 고객이 A씨가 들고 있던 총을 잡고 몸싸움을 벌였고, 은행 직원 등 여러 명이 A씨에게 달려들어 범행 2분 만에 제압했다.

생활고에 시달려 아들의 장난감 물총을 들고 은행털이를 시도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무직 상태였던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초등학교 입학하는 아들에게 필요한 게 많은데 생활이 계속 어려워져 범행했다" 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5년 전 가족과 함께 서울에서 고향인 부산으로 온 A씨는 자영업에 실패한 이후 취직을 시도했으나 매번 실패하면서 오랜 기간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 피고인은 장난감으로 범행했지만 당시 상황을 감안하면 직원과 시민들은 상당한 공포와 충격을 느꼈을 것 "이라면서도 " 반성하는 점과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생활고로 범행한 점, 범행 도구가 실제 위험성이 없다고 보이는 점, 실질적 재산상 피해가 없었던 점 등을 참작했다 "고 판시했다.

검찰은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 원심에서 A씨에 대한 불리한 정상이 모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용 노동이라도 해서 자녀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며 이를 기각했다.

'생활고'에 아들 물총 들고 은행털이 시도한 아빠…2심도 '집유'

음 ,, 이게 집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