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휴 막바지인 오늘, 대통령실 3실장이 대미 관세협상 점검회의를 열었습니다.
정부는 미국 측에 우리 외환시장 상황 등을 근거로 대미현금투자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하단 점을 계속 강조하는 중인데요.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여, 3천5백억 달러를 한꺼번에 현금으로 투자하긴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과 구윤철 경제부총리,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관세협상 관련 회의를 열었습니다.
지난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을 만난 김 장관이 협의 내용을 보고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관계부처는 대미 금융 패키지 등 주요 통상 현안의 대응 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연장선상에서 열린 회의"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외화 보유액의 84%에 달하는 3천5백억 달러의 투자를 요구한 미국에, 김 장관은 우리 외환 시장 상황을 근거로 현실적인 어려움을 공유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김정관/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지난 6일)]
"우리 외환 시장이 이 딜로(거래로) 인해서 받는 충격이라든지 영향에 대해서 나름대로 공감대가 있었다‥"
다만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을 전제로 우리 측에서 역제안한 양해각서 수정안에 대해 미국의 유의미한 답변은 없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MBC에 "통화 스와프는 충분 조건이 아닌, 필요 조건"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무제한 통화 스와프 체결 논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 측에서 요구하는 수준은 우리나라의 경제 역량 상 불가능하다, 직접 현금 투자에는 한도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요구대로 3천5백억 달러를 전액 현금으로 주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특히 현재까지 "여러 안을 주고받고 있지만 미국 입장이 크게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혀 당장 협상 타결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입니다.
대통령실은 5일 안보실장·정책실장 주재 회의를 시작으로, 실무협상단 회의, 3실장 주재 회의까지, 추석 당일을 제외하고 매일 관세협상 논의를 이어왔습니다.
3주 뒤면 경주 에이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한미 정상간 만남이 예상되는 만큼, 현실적인 투자 한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등으로 협상의 물꼬를 트겠다는 긴박함이 관측됩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