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경기 부천시 일대가 유튜버들의 기행 방송으로 몸살을 앓고 있죠.
부천시가 "막장 유튜버들을 뿌리 뽑겠다"며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그 이후 달라진 게 있을지, 정한솔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끄러워, 시끄러워! <네가 더 시끄러워!> 반말하지 말고!"
술집 시비가 격렬한 몸싸움으로 번집니다.
여성 멱살을 잡고 바닥에 내동댕이치더니, 소주병을 들고 달려옵니다.
"XXX. 죽었다. 개XXX아."
온갖 기행을 일삼는 또 다른 유튜버.
물웅덩이에 엎드려 헤엄을 치고,
"초록불입니다. 건너가 주세요."
누운 채 데굴데굴 굴러서 횡단보도를 건너갑니다.
모두 경기도 부천시 일대에서 활동하는 유튜버들로, 주요 활동 무대는 부천역 피노키오 광장입니다.
이렇게 된 지 벌써 3년이 넘었습니다.
일부 유튜버들의 기행 방송이 인기를 끌며 입소문이 나자 너도나도 덩달아 몰려든 겁니다.
오밀조밀 모여 앉아 방송하는 모습이 마치 전깃줄 위 참새를 연상시킨다며 '부천 전깃줄'이라는 별칭도 붙었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주변 상인들과 주민들에게 돌아왔습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막 드러눕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내가 전에 있을 때는 (손님들이) 조금 있었는데 점점 적어지는 것 같아."
공공연한 협박이 일상이 됐고,
[인근 상인(음성변조)]
"유리창 깨도 되냐고 하고 뭐 돈 드릴 테니까 그랬다고…"
최근엔 유튜버끼리 흉기를 휘두르는 장면이 그대로 생중계되기도 했습니다.
"악! <XXX아!> 칼로 찌르고 갔어. 진짜 칼로 찌르고 갔어."
지역 이미지도 큰 타격을 받자 부천시가 칼을 빼 들었습니다.
유튜버들의 '성지'로 불리는 부천역 인근의 한 광장입니다.
유튜버들이 줄지어 걸터앉아 있던 이 경계석 앞에는 이렇게 울타리가 쳐져 있고요.
개인 촬영으로 불편을 주지 말라는 현수막도 걸렸습니다.
경찰과 협업해 일대 순찰과 불시 현장 점검 등을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방송 제한 조치 등으로 난동 수위가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유튜버들에게는 여전히 '성지'로 통합니다.
[유튜버(음성변조)]
"어디서 촬영 나오셨어요? 저 인터뷰해 드릴 테니까 10만 원 주세요."
순찰을 해도 그때뿐입니다.
순찰차가 보이면 건물 안에 숨었다가, 잠시 뒤 태연하게 다시 삼삼오오 몰려다닙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단속이 된다 해도…"
부천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했지만, 당장 방송 행위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부족해 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