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남 앞바다에 고수온 특보가 발령된 건 지난 7월, 1년 만에 24일이나 더 빨라졌습니다.
장마는 오히려 짧아지면서 올여름 기나긴 폭염 속에 고수온주의보는 경남 전체로 빠르게 확산했습니다.
기후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해마다 오르면서, 남해안 어민들에게 고수온은 매년 반복되는 일상적인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마산 진동 미더덕 양식 어가들은 집단폐사로 축제마저 취소했습니다.
한때 전국 미더덕 생산량의 70%가 나왔지만, 고수온이 치면서 생산량은 급격하게 줄기 시작했습니다.
[최윤덕/미더덕영어조합법인 대표 : 어민들 걱정이 태산입니다. 노심초사 고수온에 대 비하려고 해도 그게 뭐 한계가 있는 거지. 미더덕 생산해서 먹고살아야 하는데 먹고살 길이 없어져. 생산량이 줄다 보니까.]
연안 해상가두리양식장에서는 아예 고수온에 물고기를 바다에 풀어줬습니다.
폐사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차라리 인근 해역 수산자원이라도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습니다.
지난해 양식어류 2천800만 마리가 폐사해 피해만 660억 원에 달했던 지난해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발 빠른 대응 덕분에 올해 피해는 통영의 300만 마리 폐사로 그쳤습니다.
47일 동안 경남에 내려졌던 고수온 주의보는 9월 16일 모두 해제됐습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고수온은 이제 갈수록 대처하기 힘들어지는 변덕스러운 동반자가 돼버렸습니다.
[한인성/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 : 이례적인 현상이 아니고 늘 있는 상수적인 현상이 돼버렸고, 그러면서 예측하기 힘들어지고 불확실 성이 훨씬 더 커지는 상황이 아닌가.]
매년 반드시 찾아오는 불청객이 버린 남해안 고수온이 이제 어민들의 생계를 시작으로 소비자의 식탁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