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세사기로 경매에 넘어간 빌라를 낙찰받아 목돈 없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한 변호사가 사람들을 모으고 컨설팅까지 해줬습니다.
소송을 하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건데, 실제로 빌라를 경매로 내놓고, 주택 도시공사가 받지 못하고 있는 돈이 240억 원이 넘습니다.
이해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부동산 강의 학원입니다.
변호사가 전세 사기 피해 매물로 돈 버는 법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OOO 변호사 (음성변조)]
"도대체 무슨 방법이지 되게 궁금하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한번 들어보세요."
목표물은 여러 번 유찰돼 헐값이 된 빌라들.
그런데 낙찰받은 뒤 소유자인 HUG 주택도시보증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라고 말합니다.
공사가 직전 세입자 명의로 임차권 등기를 설정해 두는데, 등기 취소 소송을 내라는 겁니다.
그러면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필요가 없고, 소송하는 동안에는 새 세입자를 들여 임대 수익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만약 운 좋게 등기 취소 소송에서 승소하면 2, 3억짜리 빌라를 2~3천만 원에 소유할 수 있는 투자법이라는 겁니다.
[OOO 변호사 (음성변조)]
"정말로 안전하게 이런 거 싸게 헐값에 낙찰받아서 소송을 통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실제로 이렇게 이 변호사와 수강생들이 낙찰받은 집은 모두 150건.
등기 취소 소송은 학원 바로 아래층에 있는 자신의 법무법인이 맡았습니다.
소송이 진행되면서 보증공사가 받지 못한 전세보증금은 247억 원에 달합니다.
해당 변호사는 "공사가 경매로 내놓는 물건들이 애초에 낙찰되기 힘든 물건"이라며 "소송을 통해 임차권 등기 설정 과정에서 위법적인 부분 없었는지 법원의 판단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보증공사는 서울지방변호사회에 해당 변호사가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진정서를 냈고, 변호사회는 조사위원회에 회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