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카페나 음식점 등에 무인 주문기가 점차 늘고 있는데, 이게 장애인들에겐 큰 장벽이 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음성 지원이나 높낮이 조절 기능이 없어 사용할 수가 없는 겁니다.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카페에 들어선 시각 장애인.
당장 무인주문기가 어디에 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위치를 찾았더라도 음성 안내가 없어 주문을 못 합니다.
[남정한/시각장애인 : "'내가 시각장애인이니까 안 보여서 주문하고 싶다는 얘기를 또 해야 되는 건가' 그런 고민을 하면서..."]
음식점에 가서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자리에 앉아서 주문할 수 있는 무인주문기가 있지만 쓸 수 없습니다.
메뉴를 읽어 달라고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남정한/시각장애인 : "(직원이) 차림표를 쭉 다 1부터 10까지 다 읽어줘야 된다는 의무도 없고, 그리고 저 같은 사람을 만나본 경험도 없으니까."]
정부 실태조사 결과 시각장애인의 77%가 무인 주문기 이용이 어려웠다고 답했습니다.
화면 내용을 음성으로 안내하거나 점자로 표시해 주길 원했습니다.
휠체어 이용자는 78.5%가 이용이 어려웠다고 답했습니다.
화면이 높아서 손에 닿지 않을 때가 많은데 높이가 조정되거나 조작 버튼이 아래쪽에 있는 경우는 10~20%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불편함 때문에 시각장애인 72%와 휠체어 이용자 61%는 직원에게 주문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응답했습니다.
2년 전부터 무인 정보단말기를 설치할 때 장애인 편의 기능을 갖추도록 법이 개정됐습니다.
그러나 교체하려면 추가 비용이 들다 보니 개선은 더딥니다.
현재 전국에 보급된 무인 정보단말기는 53만여 대.
정부는 개선 비용을 지원하고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는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