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영화를 놓고 평가가 이렇게까지 갈렸던 적이 있나 싶습니다.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 이야기입니다. 특히 촬영이나 CG 같은 기술적 측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주형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호프'는 관객 반응이 흥행을 넘어선 것처럼 보입니다.
평가도 1점부터 10점 만점까지 극과 극을 달립니다.
'호프'의 이른바 '호불호' 갈림은 영화의 기술적 측면에서 비롯된 게 큽니다.
오락 영화로서 훌륭하다는 쪽은 박진감 넘치는 액션 촬영을 높이 삽니다.
이 영화엔 '곡성'과 '기생충'을 찍은 홍경표 촬영 감독과 'XM2'라는 호주 특수 촬영 업체가 투입됐습니다.
'007'과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 참여했던 XM2는 드론 카메라, 바이크 카메라 등으로 '호프'에서도 엄청난 속도감과 시각적 쾌감을 만들어냈습니다.
[홍경표/'호프' 촬영 감독 : 카메라 무브먼트(움직임)도 중요해서 카메라를 거의 멈추지 않고 움직였어요.]
하지만 CG를 두곤 이 정도면 됐다, 아니다 한참 부족하다, 의견이 분분합니다.
대학에서 영화를 가르치는 노철환 교수는 '호프' CG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노철환/인하대 연극영화학과 교수: 호프가 그 지점(CG)에서 관객을 만족시키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CG라는 기술을 통해서 감독이 자신의 상상력을 어떻게 관객에게 와닿게 표현하느냐를 놓고 본다면 저는 호프는 결코 실패했다고 보지 않아요.]
그러나 모두가 같은 견해를 가진 건 아닙니다.
게임 회사 부사장 출신의 류기덕 대표는 '호프'를 보고 오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류기덕/아이로믹스 대표 (전 위메이드 부사장) : 그냥 게임 같더라구요, 제 눈에는. 원래 나홍진 감독 영화처럼 메시지 이런 거보다는. 이거 게임으로 만들면 재밌을 것 같은데 생각하다가 그냥 재미로 만들어봤어요.]
AI를 써서 한 시간 만에 뚝딱 만든 영상의 반응은 엄청났습니다.
그만큼 CG에 대한 비판도 많고 관심도 높은 겁니다.
아카데미가 특수효과상을 도입한 건 1939년, 영화와 기술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요즘 관객은 실사를 위협하는 시각효과, 즉 VFX 기술과 AI 영상에 익숙합니다.
그들은 더 정교한 기술을 원하고 역설적이게도, 그 기술이 채울 수 없는 인간적인 무언가도 찾고 있습니다.
영화를 둘러싼 상황 자체도 블랙 코미디가 된 '호프'가 영화의 미래에 던지는 화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