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쇄 강진이 발생한 베네수엘라에서는 인명 구조의 '골든 타임'인 72시간이 지났습니다.
기적적인 생환도 이어졌지만 구조 작업은 쉽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 실종자 가족들은 절망하고 있습니다.
고재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 사이로 가느다란 울음소리가 들리고 담요 속에 덮인 생후 9개월 아기가 조심스럽게 옮겨집니다.
잠시 후 아기의 엄마까지 구조되자 긴장으로 얼어붙었던 현장에선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칠흑 같은 밤에도 기적은 이어졌습니다.
엘살바도르 구조팀이 구해낸 소녀는 '손 하트'로 감사를 보냈고 사흘 동안 건물 잔해에 깔려있던 노인은 스페인 구조대 덕에 극적으로 생환했습니다.
현장에 투입된 각국의 구조대들은 한 사람이라도 더 찾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구조대]
"이제 다음 사람 구하러 갑니다!"
하지만 지진 발생 나흘째, 구조의 '골든 타임'으로 불리는 72시간은 이미 지났고, 실종자는 7만 명에 달합니다.
사망자는 약 1천430명으로 하루 만에 500명 넘게 늘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은 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야밀레 산타나/실종자 가족]
"우리 가족이 살아서 나오길 아직 바라고 있어요. 제발 수색을 멈추지 말아 주세요."
구조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조 차량과 피난 행렬이 뒤엉킨 상황에서 도로 진입은 막혔고, 장비도 부족합니다.
시민들은 현장을 떠나려는 중장비 트럭을 막아서며 격렬하게 항의했습니다.
[예이손 마르카노/지진 피해 지역 주민]
"경찰도 국민경비대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일하는 척 하기 위해 사진만 찍으러 왔어요."
수습된 시신들마저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 방치된 채 신원 확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가적 재앙을 맞았지만 총체적인 부실 대응 논란이 커지면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 체제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