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어른들을 믿었어요" 고교 실습생 산재 3년 만에 45%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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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어른들을 믿었어요" 고교 실습생 산재 3년 만에 45% 급증

최고관리자 0 8 05:20

[앵커]

'산재 사각지대' 연속 기획, 오늘은 '현장실습'이라는 이유로 산업 재해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직업계 고등학생들의 현실을 고발합니다.

지난 2021년 요트업체로 현장실습을 나갔던 해양과학고 학생이 숨지는 사고가 난 뒤 정부는 여러 개선 방안을 내놨는데요.

MBC 취재 결과, 그 이후 고교 실습생들의 산업재해 건수는 오히려 45%나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기 기술자를 꿈꾸며 특성화 고등학교에 들어갔던 김선우 씨는 지금 하루 대부분을 방 안에서 보냅니다.

5년 전, 반도체 공장에 실습생으로 들어갔다 취업까지 했는데, 1년 만에 돌연 '독성 간질환' 진단을 받은 겁니다.

3년 전 간 이식까지 받았지만 여전히 기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선우 (가명)/특성화고 졸업생]
"(장기이식) 거부 반응이 한 번 온 적이 있는데 그런 거에 대한 불안감도 있고, 되게 삶이 무기력해지고‥"

평생 달고 살아야 하는 면역억제제는 물론 챙겨 먹는 약만 7가지가 넘는데도, 산업재해 인정은 못 받았습니다.

업무와 재해 사이의 연관 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김선우 (가명)/특성화고 졸업생]
"현장직을 더 하고 싶긴 한데 걱정이 돼요. 이게 몸에 무리가 안 갈지 (마음이) 되게 그냥 복잡해요."

MBC가 지난 3년간 교육부에 보고된 현장실습생들의 산재 자료를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해양과학고 학생이었던 고 홍정운 군이 요트업체 실습 도중 숨진 지난 2021년, 22건이었던 실습생들의 산재 건수는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는 32건을 기록했습니다.

3년 만에 45% 증가한 겁니다.

하지만 3년간 보고된 산재 80건 중 산재보험 처리가 된 건 절반에도 못 미치는 33건에 불과했습니다.

'골절', '화상', '끼임' 같은 사고였습니다.

교육부 점검에서는 기업의 현장교사가 1대1로 배정되지 않거나, 학교 교사가 실습생을 찾아가는 순회 지도 관리가 미흡한 실태도 드러났습니다.

실습생들이 숨질 때마다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현장의 위험은 여전한 겁니다.

[심준형/노무사]
"큰 사고가 날 때 잠깐 반짝했다가 나중에는 좀 잠잠하고, 이런 게 계속 반복되니까‥ '예전처럼 해도 아무 문제 없어'라는 게 학습될 것 같아요, 저 같으면‥"

지난해 현장실습에 나선 고등학생은 모두 1만 6천5백 명.

올해도 학생들은 걱정을 안은 채 '어른들'을 믿고 일터로 향하고 있습니다.

[특성화고 재학생 A (음성변조)]
"(사고가) 저한테도 생기지 않을까 약간 불안하기도 하고, 잘 교육 시켜주는 좋은 곳 가야겠다, 이런 생각도 들기도 하고‥"

[특성화고 재학생 B (음성변조)]
"위험하긴 하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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