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 부부를 풍자했던 고등학생의 만평 '윤석열차'가, 3년 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당시 정부는 이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한 기관에 대한 후원까지 끊어버렸는데요.
작품이 다시 전시되자 시민들은 표현의 자유를 되찾았다며 반겼습니다.
정한솔 기자입니다.
리포트
낯익은 얼굴이 붙어 있는 증기기관차.
맨 앞 기관실에도 낯익은 단발머리 여성이 있고, 그 뒤로 큰 칼을 높이 치켜든 검사들이 올라탔습니다.
폭주에 놀란 사람들은 혼비백산 도망칩니다.
지난 2022년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은 '윤석열차'입니다.
철거 3년 만에 다시 부천국제만화축제 전시실에 걸렸습니다.
[노은성]
"다시 보니까 여러모로 신기합니다."
12.3 비상계엄을 떠올린 관람객도 있습니다.
[이동재]
"시민들이 막 놀라면서 도망치는 거 보면서 아, 이거 딱 나같다 도망치는 게…"
대통령 부부를 풍자한 윤석열차가 공개되자 당시 행사 주최측에 가해진 압박은 거셌습니다.
정부는 "행사 취지에 어긋나게 정치적 주제를 다룬 작품을 선정하고 전시했다"는 경고와 함께 후원을 중단했습니다.
국비 보조금도 삭감했습니다.
경기도교육청도 후원을 취소했습니다.
후보 시절 "풍자는 권리"라 했던 윤 전 대통령의 말도 달라졌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2022년 10월 6일)]
"<문체부에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경고한 게 대선 기간에 약속하신 표현의 자유를 좀 위반한다는 논란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그런 문제에 대통령이 언급할 건 아닌 거라고 생각합니다, 네."
그동안 쭉 이어졌던 역대 수상작 전시도 함께 중단됐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재개된 겁니다.
[백종훈/한국만화영상진흥원장]
"학생이 자유로운 생각과 창작을 하는 것은 어른들의 잣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시민들은 돌아온 표현의 자유를 반겼습니다.
[이동재]
"다시 돌아왔잖아요. 비판할 수 있고 이게 민주주의 사회 아니에요? 자유주의고. 그게 진정한 자유죠."
올해 부천국제만화축제 주제는 '만화·웹툰, 정상영업합니다'입니다.
MBC뉴스 정한솔입니다.